#. 수그르 로렌스는 지난 8월 클럽에서 한 남성이 건넨 전자담배를 피고 정신을 잃었다. 한두 모금 빨아들이고 10분 뒤 로렌스는 갑자기 어지럽기 시작했고,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렸다. 5분이 더 지나자 몸 전체를 움직일 수 없고, 숨 쉬기도 어려워졌다. 담뱃대에 독성 물질을 묻힌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클럽에서 최근 주삿바늘과 약물을 이용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현지 언론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두 달 동안 클럽을 방문한 여성이 약물이 들어 있는 주삿바늘에 찔리거나 누군가 몰래 약물을 탄 음료를 마시는 사건이 274건 접수됐다. 이로 인해 영국 학생들이 나이트클럽을 보이콧하고, 조치를 요구하고 나서자 클럽 측은 약물 진단 테스트 키트까지 도입했다.
용의자들도 잇따라 검거되고 있다. 지난 2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서섹스 지역 클럽에서 주사로 여성들을 몰래 찌른 혐의로 28세와 19세 남성 2명이 체포됐다. 서섹스 경찰은 이 지역 클럽을 방문한 여성들이 주삿바늘에 찔린 자국이 남아있거나 자신이 마신 음료에 약물이 들어 있었다며 여러 건의 신고를 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엔 노팅엄·에든버러 등의 클럽과 술집에서 독극물이 묻은 바늘로 여성을 공격한 사건과 관련해 이 지역 경찰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자 클럽에 들어갈 때 철저한 보안 검사를 하도록 하는 법을 마련하자는 청원에 영국 전역에서 7만7000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영국 경찰청장협의회 마약 책임자인 제이슨 하윈은 "(최근의 신고 숫자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경찰이) 경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국가범죄수사국과 경찰은 용의자 프로파일을 구축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유사 범죄를 당했거나 목격한 사람은 지역 경찰에 연락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