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노인을 상대로 담배 대리 구매, 이른바 ‘담배셔틀’을 요구하고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경기 여주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A군(17) 등 10대 4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각) 개념탈주 10대’란 글과 영상 한 편이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작성자는 “17세 학생이 60세 아주머니께 담배셔틀을 지시하면서 욕설과 폭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60대 여성이 노란색 우비를 입고 거리에 쪼그려 앉아 있고,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이 여성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학생은 “야 네 남친(남자친구) 어딨어. 헤어졌냐?”라고 말한다. 여성은 바닥을 응시하다 손을 움직였고 남학생은 “XX 손 닿지 말고”라고 말하며 손에 들고 있는 꽃으로 여성의 머리를 내려친다. 그러자 영상을 찍던 학생들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웃는다.
이어 남학생은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고 몰아 세웠다. 여성이 “학생들”이라며 주저하자 남학생은 또 다시 손에 쥔 꽃 한송이로 여성의 머리를 힘껏 내려쳤다.
이에 이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었다. 남학생은 “나이? 열일곱, 열일곱”이라고 말하며 꽃으로 여성 머리를 반복해서 때렸다. 이 여성은 “열일곱(살)인데 어른한테 왜 이러냐. (내) 나이 60(살), 개띠다”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 남학생은 자리를 피하려는 여성을 따라가 “담배 사 달라”며 머리와 팔 등을 수차례 더 때렸다.
이를 지켜보던 학생들은 아무도 이 남학생의 행동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 XX 웃겨” 등의 말을 뱉으며 남학생의 폭력적인 행동을 즐기는 듯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55분께 '학생들이 여럿이 모여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노상에 모여 있던 A군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군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