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단속 중 경찰차를 덮친 화물차에 깔려 죽어가던 경찰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조롱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간) 호주 공영방송 ABC 등에 따르면 멜버른 빅토리아 카운티 법원이 화물차 추돌 사고로 죽어가던 경찰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리처드 푸시(25)에게 공중도덕법 모독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리처드는 지난해 멜버른 고속도로에서 과속하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그를 멈춰 세우고 체포하려던 경찰들은 갑작스럽게 경찰차를 덮친 화물차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관 4명은 사고 현장에서 모두 사망했다. 트럭으로부터 수 미터 떨어져 있던 리처드만 목숨을 건졌다. 경찰 조사 결과 트럭 운전자는 사고 당시 마약에 취해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처드는 사고가 난 뒤 현장을 배회하며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리처드는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경관들과 크게 파손된 경찰차, 트럭 바퀴 밑에 깔려 죽어가던 리넷 테일러 경관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촬영했다. 그러면서 “(트럭이) 싹 다 해치운 것 같다. 저기 4명이 있다. 봐라” “쾅, 쾅, 쾅하고 죄다 저기까지 날아갔다”며 사고 현장을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묘사했다. “XX같은 경찰 XX들” “정의가 구현됐다”고도 말했다.
리처드는 자신을 체포하려던 리넷 경관이 트럭 바퀴에 깔려 죽어가는 모습을 조롱했다. 리넷 경관의 보디 캠에는 리처드가 “네 꼴 좀 봐라. 대단하네”라며 “나는 그저 집에 가서 초밥을 먹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그는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자신의 포르셰 차량을 훼손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법원은 리처드의 행동에 대해 “무정하고 잔인하며 치욕스러운 것”이었다며 “죽어가는 경찰들을 향한 피고인의 언행은 모욕적일 뿐 아니라 끔찍하고 역겨웠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리처드의 행동이 경찰들의 목숨을 잃게 한 것은 아니라며 “그가 진심으로 반성한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희생된 경찰의 가족들은 이번 판결에 분통을 터뜨렸다. 리넷 경관의 남편 스튜어트 슐츠는 아내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면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며 “이번 판결은 적절치 못하다”고 하소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