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원 세모녀 살인' 김태현, 고개 빳빳이 들고 얼굴 공개한 이유

프로파일러 분석은 소름돋네요

2021.04.09 11:17  
‘노원구 세 모녀’를 잔혹하게 연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이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있다. 2021.4.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박종홍 기자 =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9일 검찰에 구속 송치되며 미리 준비한듯 무릎을 꿇고 준비한 말을 다 한 뒤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죄송하다"를 연발했다.

이런 모습에 전문가들은 더 숨길 것 없는 김태현이 위축되지 않고 담담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봤다. 변호인 선임을 거부한 때부터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본인의 마음이 편해지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스토커는 원인이 피해자한테 있다고 생각해 범죄를 저지르고도 위축되지 않는 편"이라며 "보복범죄나 치정의 경우 위축되거나 고개를 숙이지만 김태현은 이와 달리 담담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봤다.

김태현은 이날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서 미리 준비한 말만 하고 "죄송합니다"를 반복하고 떠났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매번 모자로 얼굴을 가린 것과 달리 이날은 모자를 벗었으며 마스크도 스스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진심 어린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의심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반성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뭘 반성하냐고 물으면 멈칫하며 제대로 말을 하지 않았다"며 "죽인 걸 반성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해 다른 사람을 신경 쓰게 해서 반성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죽여서 반성하거나 억울하게 죽게 해서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를 모호하게 쓴다"며 "반성의 구체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행동이) 돌발적인 행동이라기보다 본인이 송치되면 어떻게 할지를 미리 생각해둔 것"이라며 "죽을 용기는 없지만 죽는 것은 겁나 자포자기한 면도 보인다"라고 봤다.

이날 김태현은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가 벗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스스로 마스크를 내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모습이 자신을 과시하고 드러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김태현 스스로 심적으로 편해지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심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배 프로파일러는 "예컨대 조주빈처럼 성명서를 읽듯이 준비한 경우라던가, 특별히 누구를 언급하거나 하지 않았다"며 "(특정 행동을 취해) 현 상황을 모면하려는 심리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본인의 행동으로 스스로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돌발적인 행동이라기보다 송치되면 어떻게 할지 등을 미리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국선 변호인 참여도 거절하고, 더이상 숨길 것도 없는 것"이라며 "부끄럽게 고개 숙이고 사과한들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으니, 다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조주빈, 문형욱, 김태현으로 이어지는 20대 흉악범들의 공통점을 보면 대담하고 정서적 공감 능력이 결여되는 것"이라며 "특히 본인이 하고 싶은 바를 죄의식 없이 '사업설명회'처럼 모두 해야 본인이 편해진다"라고 짚었다.

경찰은 이날 김태현에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위반(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다.


사건은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임종필)에 배당된다. 김태현은 구속 피의자인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내 기소될 전망이다. 김태현은 이날 검찰 관계자와 면담 후 동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