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신에 전자칩이 인류를 통제?"

에효 여전히 유튜브엔...

2021.02.24 13:11  
24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첫 출하하는 수송차량이 출발하고 있다. 2021.2.2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를 찾아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2.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부모님께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백신은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이라 맞기 싫다고 하시더라."
24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시작으로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온·오프라인상에서 확산되는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해외 거주 누리꾼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인 트위터에 "한국에 있는 부친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백신은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이라 맞기 싫다고 하셔서 오래간만에 목청을 높였다"며 "노인들을 상대로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인간들은 처벌해 패가망신하게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유튜브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각종 루머와 해설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전자칩이 들어있어 인류가 통제받을 것', '백신을 맞으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등이 대표적이다. 백신 접종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만큼 높은 조회수를 담보할 수 있어 일반 시민, 전문가할 것 없이 관련 콘텐츠를 다루면서 가짜뉴스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가짜뉴스로 인한 불안심리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앞서 올해 7월까지 3억명에 대한 접종 완료 계획을 세웠으나, 가짜뉴스로 인한 불안감 확산으로 참여율이 낮아져 일정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접종이 한창인 미국에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백신이 당신의 영혼을 빼앗아가고 있다' 등 피켓을 든 백신 반대 시위까지 일어나 접종소가 잠시 폐쇄됐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임상적으로 검증이 됐고 믿을 만한 제조사에서 만든 만큼 충분히 검증된 백신"이라며 "(치매 유발설 등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다. 예전부터 일명 '안티백신' 그룹이 주장했으나 증명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선거철'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가짜뉴스 확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간 경쟁에 백신이 오르내리면서 가짜뉴스가 빠르게 이슈 중심부로 번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1호로 접종해 불신을 없애라'는 요구가 나왔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같은 주장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앞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불신과 관련해 '1호 접종'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백신이란 과학적 주제에 정치인들이 비과학적인 가치를 투영시키고 있다"며 "소위 '스피커'인 정치인들이 비과학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가짜뉴스 확산의 양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오는 26일 접종 개시 이후 가짜뉴스가 더욱 많아질 가능성을 우려해 종합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2일 정례간담회에서 "접종이 시작되면 개인 체험담, 후유증 과장 또는 왜곡 등 가짜뉴스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민 불안을 조성하거나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조해 신속히 삭제하고, 사안에 따라 내·수사 착수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 접종이 시작된 뒤 안전성이 확인되고, 그것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접종 순응도가 올라갔다"며 "접종 초반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부작용이나 이상반응 사례를 잘 대응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