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인이..' 3억7천만원 기부하고 사라진 천사

존경합니다

2021.01.16 06:59  


【파이낸셜뉴스 임실=김도우 기자】 최근 ‘정인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남성이 “아동위해 써달라”며 거액을 기부해 화제다.

16일 전북 전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한 남성은 사무실을 찾아 와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3억7,080만원이나 되는 거액의 기부금을 건넸다.

그는 특히 이 기부금이 “임실지역에서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할 뿐 자신의 이름과 성별, 나이, 직업 등 모든 신상이 외부로 드러나길 원치 않았다.

다만 고향이 전북 임실군 삼계면이라는 사실만 공개했다.

그는 최근 ‘정인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아동 학대 등 문제에 안타까움을 느끼다 못해 기부를 결심했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부금 사용처 등을 상세히 적은 기탁서 한장을 통해 ‘임실군에 거주하는 조손가정과 한부모 가정, 차상위계층 등에 1개월에서 5개월 동안 꾸준히 나누어 성금을 전해달라’고 지정 기탁했다.

이에 공동모금회는 임실군을 통해 기부자의 뜻대로 해당 가정 총 1,182세대에 기부금을 나눠 전달하기로 했다.

지정기탁에 따라 자녀가 1명인 가구는 20만원, 2명은 30만원, 3명 이상은 40만원씩 5개월간 매달 기부금이 전달되며 자녀가 없는 경우도 1회에 한해 20만원이 전달된다.

임실에 거주하는 김동기씨(57·임실군 강지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늘어나 안타까운 상황에서 이름도 모르는 출향민이 큰돈을 기부했다니 참으로 고맙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전북 공동모금회에는 앞서 지난 4일에도 익명의 독지가가 1억2000만원을 놓고 갔다.

40∼50대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은 5만원권과 1만원권 다발 1억2000만원을 담은 쇼핑백을 전달하고 유유히 사라진 것이다.

이 독지가는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이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짧은 바람만 담담히 밝힐 뿐 자신의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기부 확인서란에 ‘김달봉’이라는 이름을 남겼다. 가명이었다.

공동모금회는 김씨를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익명 회원으로 등재하고 감사를 표했다.

이런 기부에 힘입어 전북공동모금회가 추진 중인 ‘희망 2021 나눔 캠페인’ 모금액이 전날 71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목표액 63억9000만원보다 7670만원이 많은 것으로, 사랑의 온도탑도 112도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1일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지 45일 만이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