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개사료를 붓고,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여)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9일 새벽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기 위해 누워있던 남자친구 B씨(41)를 향해 개사료와 물을 끼얹고, 흉기를 한차례 휘둘러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였고, 편집성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B씨에게 가위 등을 사오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아 화가 났다"며 "이후 B씨가 대꾸를 하지 않아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은 "살인의 범의가 없었다"며 "흉기로 가볍게 찌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가 무방비 상태의 B씨를 공격한 점, 이 사건 흉기의 외형, 이 사건 범행으로 B씨에게 상당한 출혈이 발생한 점을 고려했을 때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 사건 범행으로 B씨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 신체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A씨는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부족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3년 전 경찰관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의 경위, 수법,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A씨의 가족 역시 A씨에게 관심을 가지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약속하고 있다"며 "B씨는 A씨로부터 사과를 받고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항소심에 이르러 이 법정에 재차 출석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