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에서 지난 추석 때 충주시의회 일부 의원이 돈 봉투가 든 선물세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역정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30일 충주시의회 의원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시의원 들이 A업체로부터 추석 때 명절 선물(15만원가량)을 받았고, 그 안에는 돈 봉투까지 있었다는 소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소문은 뉴스1 취재 결과 한 시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주장하며 의혹이 커지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명절 이틀 전쯤 지인 B씨가 명절 선물이라고 건넨 홍삼 선물세트를 받아 집에 가져와 배우자에게 건넸다고 했다.
이후 배우자가 농협 봉투에 현금 300만원이 들어 있는 걸 발견해 곧바로 B씨에게 되돌려 줬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업체 대표와 절친한 고등학교 동문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시의원들은 해당 업체로부터 선물세트를 아예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C의원만 선물은 받았지만 돈 봉투는 들어 있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선물세트를 나눠준 역할을 맡았던 D의원은 몇몇 의원에게만 줬다가 돌려 받았다고 해 의원들 간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D의원은 실제 몇명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답변을 꺼려했다.
D의원은 "업체 대표가 친구라서 대신 명절 선물을 전해주려 했는데, 의원들이 받지 않는다고 해 전부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선물세트를 받지 않았다는 일부 시의원들은 해당 업체에 유리한 심의를 한 적도 없는데, 이런 구설수에 휘말려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시의원들은 이 같은 소문이 나온 배경을 A업체가 사업장이 산업단지 용지에 포함되는 것을 막으려는 데서 벌어진 일이라고 봤다.
실제 지난 10월쯤 해당 산단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출자 등에 관한 조례 상정을 앞두고 의원들 간 해당 업체를 옮기면서까지 산단 개발을 해야 하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례가 상정되자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결국 충주시의회는 지난 10월16일 열린 임시회에서 해당 조례를 통과시켰다.
A업체 대표는 "내가 민주당원이라서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선물을 주려던 건 맞다"면서 "돈 봉투는 절대 준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 시의원이 지인에게 받은 돈 봉투 역시 전혀 모르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충주시의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명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 7명 등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로 서민 삶이 어려운 상황에 지역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돈 봉투 파문이 미풍에 그칠지, 아니면 태풍이 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