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금태섭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밀어붙인 결과, 윤 총장이 여권 프로그램에 치명적 오류로 등장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최근 출간한 자신의 책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천년의상상)와 관련해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 금태섭 '사명감 너무 강한 윤석열' 반대, 조국이 밀어붙여…정권에 치명적 버그
그는 이번 책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민주당 프로그램의 치명적 버그(오류)다'고 한 이유에 대해 "윤석열은 정치적인 사람이 아니라 검찰 조직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본다"고 윤 총장을 정의했다.
즉 "윤 총장은 사회의 거악을 척결하는 것이 검찰의 의무이고 이쪽이든 저쪽이든 공정하게 칼을 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며 "한국 검찰에 너무 많은 권력이 모인 건 사실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 같은 게 있는 사람은 아니다"고 윤 총장의 지난 한계를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러한 윤 총장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던 "금태섭 의원이 검찰에 대한 사명감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윤 총장 임명을 반대했는데 조국 전 장관이 적폐청산 때문에 억지로 관철했다"며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치려면 날카로운 칼이 필요하니 썼는데, 다음에 그 칼이 자신들을 향하니 감당이 안 된 것이다"며 "그들의 프로그램에선 윤 총장이 버그(오류)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국, 잘못 반성하면 친구로서 용서하고 도와줄 수도
진 전 교수는 친구였던 조 전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선 "예전에 진보진영은 부패나 비리 사건이 나오면 사과나 반성을 한다든지 사과하는 척은 했는데 이번엔 그 기준 자체가 무너졌다"며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데 실망해 돌아섰다고 했다.
그는 "조국을 굉장히 신뢰했었다"며 "그 친구는 평소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보적이고 정의로운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상징자본을 쌓았고 한때 같이 트위터의 쌍포로 떴었다"고 진보진영 논객으로 활약할 땐 분명 동지적 관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별 반성 없이 살다 보면 저렇게 될 수 있다고, 친구로서는 용서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 행동이다"며 "그가 진실을 말해야 내가 도와줄 수 있다”라는 말로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윤석열, 외압 속 검찰 지킬지가 중요…퇴임후 일은 그때 가서 따져야
진 전 교수는 윤석열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윤석열은 검사고 끝까지 남아 정의의 사표가 되어야 한다"며 "시민사회가 가져야 할 유일한 관심사는 그가 권력의 압력으로부터 자신들의 수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퇴임하느냐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는 퇴임 후 따지면 된다"며 지금 당장 필요한 관심은 윤석열의 검찰이 압력에 굴하지 않고 부패한 권력을 잘 파헤치는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