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독수공방해 온 할머니 비단구렁이가 알 7마리를 낳아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1961년부터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동물원에서 살아 온 비단구렁이가 지난 7월 23일 알 7개를 낳았다.
361003라는 숫자로 불리는 이 구렁이의 나이는 62세 이상으로, 역대 가장 늦은 나이에 알을 낳은 뱀이라고 CNN은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동물원 사육사들은 "15년 이상 수컷 근처에 안 간 구렁이가 갓 낳은 알을 감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마크 워너 세인트루이스 동물원 관리자는 "솔직히 난 비단구렁이가 다른 뱀이 나온 알을 가져온 줄 알았다"면서 "알이 부화한다면 정말 믿기 힘든 일"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중·서부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는 비단구렁이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컷은 수정 지연을 위해 체내에 정자를 저장하기도 하는데, 이때 정자를 저장한 가장 오랫동안 저장했던 기록은 7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알을 낳은 비단 구렁이는 15~30년간 수컷과의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동물원 측은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워너 관리자는 "이 구렁이가 2009년에도 알을 낳은 적 있지만, 한 개도 부화하지 않았고 당시 주위에 수컷이 있었다는 기록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사육사들이 우리 청소를 하면서 뱀들을 함께 넣었기 때문에 수컷과 함께 넣었을 수 있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15년 이상이라고 말했지만 육체적으로 수컷과 함께 지낸지는 30년에 훨씬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원 측은 이 비단구렁이가 낳은 알 7개 중 2개를 실험실로 가져가 유성번식과 무성번식 중 어떤 사례에 속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검사 결과는 약 한 달 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검사 중인 알들 외에 알 3개는 부화 중이며 남은 2개는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화 중인 알들은 앞으로 2~3주 안에 깨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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