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광주시립극단 객원 단원들이 불공정 계약과 갑질, 성희롱 등을 폭로하고 가해자 처벌과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객원 단원 4명은 20일 '광주시립극단의 부조리 규탄 성명서'를 통해 광주시립극단의 불공정 계약과 갑질, 성희롱을 폭로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광주문화예술회관에 대한 진상규명도 촉구했다.
극단 조연출이자 배우 A씨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들이 극단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배우들에게 특수효과에 사용되는 폭약을 다루도록 하거나 계약서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는 등 불공정 계약을 일삼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무술 액션이 들어가는 연극 특성상 배우 13명 중 3명이 수술을 하거나 깁스를 하는 등 부상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극단은 보험도 들지 않아 배우들이 자신의 사비와 보험으로 수술비를 충당해 왔다"고 말했다.
A씨는 "연출자는 프리랜서인 배우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인 갑질을 했고 무대감독은 여배우들에게 성희롱을 일삼기까지 했다"고 호소했다.
무대감독 B씨는 지난 6월30일 극단 사무실에서 공연 연습 중 발목 골절 부상을 입은 여배우에게 "그러니까 살을 뺐어야지. 얼마나 무거웠으면 발이 부러지느냐"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이후 7월23일에는 같은 여배우를 겨냥해 "너는 살이 더 찐 것 같다. 어딜 봐서 빠지냐. 네 다리통을 봐라"라며 지속적인 폭언을 일삼았다.
피해 여배우는 가해자가 무대를 참관하는 과정에서도 연습을 이어가야 했고 매번 연습 때마다 허리에 옷을 하나 더 둘러매거나 꽉 끼는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는 등 성희롱으로 인한 여러 불안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자 C씨는 프리랜서 배우들에게 "너는 언제까지 알바만 할 거냐. 그걸로 먹고살래"라며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여러 차례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피해 사실이 누적되자 지난 14일 광주시 옴부즈맨 담당자 동석 하에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광주문화예술회관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비밀보장 원칙 하에 진행한 상담이었지만 문화예술회관 측과 면담을 진행한 후 지역 내 예술인의 회유와 협박 등의 2차 가해가 벌어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A씨는 "문화예술회관 측은 그동안 가해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면 공연을 책임질 대행자가 없어 대안이 없다는 답변만 주며 피해를 피해자들이 감수하게 했다. 하지만 면담 후에도 피해 사실을 퍼뜨려 2차 가해를 당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피해를 호소하는 배우들과 공방을 벌일 생각은 없다. 피해자들이 관련 기관에 조사를 요청한다고 하니 적극 협조해 진상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