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왜 ‘이재명’에게 열광하는 것 같나" 이재명에게 물으니..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2020.08.11 07:0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8.1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등록 대부업체의 최고금리를 24%에서 10%로 낮춰 줄 것을 여당에 건의하는 등 일명 '편지정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 8월7일 민주당에 보낸 서한문과 참고자료./©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8.1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뉴스1) 송용환 기자 = 코로나 시대 가장 핫한 정치인 한명을 꼽으라면 이재명 경기 도지사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입증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10일 경기도청에서 만나 다짜고짜 ‘국민들이 왜 이재명에게 열광을 하는지’부터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성과 때문인 것 같다. 이낙연 의원도 국무총리하면서 일을 열심히 잘했고, 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큰 역할은 아니지만 경기도민, 성남시민들도 그런 확신이 있다”며 “저 사람 때문에 좀 도움이 됐지. 똑같은 세금 냈는데 내 삶이 나아졌어. 이런 것들이 기대로 쌓이고, 그게 여론조사에 조금씩 반영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경우 그동안 ‘친형 강제입원(진단)’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도지사 직무평가는 물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한 전격적인 강제조사, 수술실CCTV 설치, 정부보다 앞선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을 통해 과감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의 1위였던 이낙연 의원과 2강을 형성하면서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일꾼의 평가는 주인이, 큰 자리는 국민이 정하는 것”이라며 “(대선에 얽매이지 않고)자유롭게 하려고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대선 경선을 돌이켜 본 이 지사는 “경선 당시 선봉대 역할을 했다. 일종의 ‘페이스메이커’였는데 (지지율이 오르다 보니까)본분을 잃었었다”며 “제쳐야지 생각했던 게 정치적 미숙함이었다. ‘과유불급’인데 적당하게 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17년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세워 여권 핵심지지층인 친문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수술실 CCTV 설치’ ‘대부업체 금리 인하’ 등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일명 ‘편지정치’에 대해 이 지사는 “권한 안에 있는 일이 아니라고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부정부패와 민간인끼리의 수탈이다. 금리인하는 결국 국회가 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부탁을 하게 됐다”며 “남들이 봐주는 방식을 공개건의를 드린 것인데 아무래도 효과는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 7일 민주당 대표단과 소속 국회의원 176명 전원에게 보낸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 내용의 편지를 통해 이 지사는 “불법사금융 최고금리를 연 6%로 제한하면서 등록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연 24%의 고금리를 적용해 불법 사금융의 4배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순되는 것”이라며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병원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도는 지난 2018년 10월 전국 최초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에는 수원, 의정부, 파주, 이천, 포천 등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전체에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병원 대다수는 해당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이 지사는 결국 편지라는 수단을 동원하면서까지 국회에 관련법 제정을 촉구하게 됐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정국 이후 우리사회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기본소득제’ 도입의 필요성도 적극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금의 경제상황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고,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수도 있다. 가처분소득이 줄었는데 이를 강화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며 “노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적게 일하더라도 삶의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기본소득이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확신했다.

지난 3월24일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소득 등 어떤 조건 없이 도민 1인당 1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이 지사의 결정은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이끌어 내면서 더욱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민주당 관계자 등을 만나는 자리에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복지경제정책’으로서의 기본소득제 도입을 이제부터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여름휴가 기간이었던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도 참석해 기본소득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등 해당 정책에 대한 이 지사의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1964년생으로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지사는 중앙대 법대 졸업 후 1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 성남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민선 5~6기(2010~2018년) 성남시장을 역임한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전 지사를 꺾고 도지사에 취임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 왜 ‘이재명’에게 열광하는 것 같나.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성과 때문인 것 같다. 이낙연 의원 같은 분도 총리하면서 일을 열심히 잘했는데 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큰 역할은 아니지만 경기도민, 성남시민들도 그런 확신이 있다. 저 사람 때문에 좀 도움이 됐지. 똑같은 세금 냈는데 내 삶이 나아졌어, 경기도민 일부는 진짜네?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나름 미세하지만 이걸 옆에서 보는 다른 분들도 진짜인가 봐. 이런 것들이 기대로 쌓이고 그게 이번 여론조사에 조금씩 반영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자의든 타의든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년 전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에서 졌는데.

▶그때 당시에 현재 우리 집권여당의 일종의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선 경쟁의 장에 제가 필요했던 것 같다. 불려나갔던 측면이 있다. 페이스메이커가 본분을 잊고 이걸 내가 진짜 선수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고 제쳐야지 이런 생각을 했던 게 정치적 미숙함이다. 일종의 과도한 욕망일 수도 있고. 그것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겼다. ‘과유불급’이라고, 적당하게 해야 하는데(웃음). 일꾼의 일자리는 주인이 정하는 것이다. 큰 자리는 결국 주인, 국민 대중이 과거 식으로 말하면 천심이, 민심이 정한다. 좀 자유롭기로 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 마음이 편해졌는지.

▶아무래도 편해졌다. 저는 이 나라의 ‘사법 공정성’ 이런 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어떤 행위를 스스로 말하지 않았다고 그것을 유죄로 한다. 이게 사실 법 이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어서 설마 하긴 했는데 설마가 사람 잡을 수 있다는 거 아닌가. 낮은 가능성이긴 하지만 그게 현실화됐을 때 결과는 너무 참혹해서 실제로 걱정이 많이 있었다. 저를 포함해서 가족들도, 막상 이렇게 거의 최종 결론하고 난 다음에는 아무래도 마음이 편해졌다. 특히 재정적 문제로 가족들이 걱정을 했는데 이제는 덜하니까 가족들 보기에는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성남시장 8년, 도지사 2년인데 시장할 때와 도정 운영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나.

▶저는 차이를 별로 못 느끼겠다. 제가 원래 생각을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저희는 과거로 치면 높은 자리, 지위 이렇게 봐줬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지도자라고 스스로 자기 입으로 말하고 국민을 지도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생각이 완전히 반대이다. 저는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공복’이다. 시장이나 도지사나 대통령이나 관할 영역의 차이가 있을 뿐 국민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다 똑같다. 또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 국민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양의 차이가 있을 뿐 질적으로 같다고 본다. 방향을 잘 잡고, 이 일을 진행할 조직을 잘 움직이고, 이 측면에서 보면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최근 국회의원들한테 편지를 보냈는데.

▶제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일들은 제 권한 안에서 하는 일들이지만 권한 안에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해서 포기할 수 없지 않나. 지금 말씀하신 편지 중에 두 번째는 대부업이다, 고리대금을 제한해야 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정부에 제안했고 시행령으로 낮출 수 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좀 어려워 보인다. 국회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저는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부탁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국민의 여론도 중요하긴 하니까 남들이 볼 수 있게 공개제안을 드린 것이다. (편지 발송이)효과가 있고, 아무래도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진다.

-집값문제로 많은 국민들이 괴로움을 많이 겪고 있고, 논란도 많이 있다. 이재명식 기본주택 정책을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문제, 불로소득문제라고 생각한다. 로마가 왜 망했냐 하면 군사력이나 영토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로 망한 것이다. 부정하게라도 돈 많이 가진 사람이 최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사회가 망한다. 그중에 제일 심각한 문제가 노력하지 않고, 사놓기만 해도 값이 올라서 평소에는 세를 받고 팔 때는 엄청난 불로소득으로 양도차익을 올리고. (부동산 투기는)옛날에는 소수만 하던 일인데 이제 온 국민의 로망이 됐다. 이런 때에 집을 많이 공급하면 해결되나. 분양을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넘었다. ‘평생 저렴하게 적정한 가격으로 좋은 자리에 애 둘 낳고, 중산층 정도 살 수 있는 30평, 35평짜리 국가에서 제공하는 임대아파트 있다. 당신이 원하면 평생 살 수 있다’라고 제공하면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도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한 생각은.

▶우리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정말로 선방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정말로 전대미문이다. 과거 금융위기 이런 것은 비교할 수 없고, 어쩌면 대공황에 거의 버금가는 위기상황이 올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6개월 조금 넘는 수준인데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다. 가처분소득이 줄었는데 이를 강화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노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적게 일하더라도 삶의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 기본소득이 그런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기본소득을 농촌 같은 경우에 1인당 20만원, 3인가구 60만원만 매월 지급해주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귀농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대담
허남영 전국취재본부 본부장
이길우 객원대기자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