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긴 장마로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무릎 통증 환자의 경우는 중년 이후 환자들이 많은 반면 어깨 통증 환자의 경우 젊은 층 환자가 많아졌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직장인 권 모씨(36·남)는 최근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어깨 통증이 심했다.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어깨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물건을 들거나 운동을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할 때는 물론 컴퓨터 작업이나 운전을 조금 오래 할 때도 어김없이 어깨가 쑤셨다.
특히 어깨를 돌리거나 들어올릴 때면 뭔가 걸리는 듯 뚝뚝 소리가 났고 티셔츠를 벗거나 기지개를 펼 때면 통증으로 겁이 날 정도였다. '괜찮아지겠지'하고 버텨봤지만 최근 심해진 통증에 참다못해 결국 병원을 찾았다. '어깨 충돌증후군'이었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덮고 있는 견봉과 어깨 힘줄 사이가 좁아지면서 뼈와 근육이 부딪혀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어깨를 움직일 때 충돌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생긴다.
퇴행성 변화에 의해 근력이 약해져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배드민턴, 수영, 테니스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도 많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환자수는 5년 전(2015년)과 비교해 약 24.65% 증가했고,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환자들이 어깨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악화될 경우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깨 질환은 어깨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 등 증상이 비슷해 환자가 스스로 질환을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참다가 병을 키우기 보다는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 통증이나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팔을 어깨 높이 이상 들어올렸을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어깨 속에서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어깨 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환자들은 주로 머리 위쪽에서 팔을 움직일 때 통증과 근력 약화를 호소한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다가 점점 통증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가만히 있어도 하루 종일 통증이 지속되기도 하고, 밤에 통증이 심해 깊은 수면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 초기라면 휴식과 재활운동치료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 손상이 동반된 경우이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협소한 견봉과 힘줄 사이 공간을 넓게 만들어주는 견봉성형술을 고려해야 한다.
어깨 충돌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나쁜 자세를 피하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깨를 뒤로 젖혀 안정적인 자세로, 신체의 축을 바르게 유지해야 한다. 또 어깨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어깨를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정구황 원장(바른세상병원관절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