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극단선택 경비원 마지막 음성 공개됐는데 "심씨가.."

너도 인간이냐

2020.06.12 15:19  
고(故) 최희석 경비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 아파트 입주민 심모씨가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강북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5.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고 최희석씨가 폭행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마지막 음성 유서가 공개됐다.

12일 최씨의 음성유서에 따르면 입주민 심모씨(49)의 폭행은 주기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녹음파일에서 "(지난) 4월21일 폭행이 시작돼 23일과 25일 괴롭히고, 27일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심씨는 최씨를 화장실로 끌고 간 뒤 때리기 전 폐쇄회로(CC)TV가 있는지 확인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심씨가) 화장실로 끌고 가 문을 잠그고 CCTV가 있는지 3차례 확인한 뒤 'CCTV가 없다. 잘됐다'며 모자를 벗기고 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심씨는 폭행 도중 최씨에게 폭언과 욕설도 퍼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씨는 음성유서에서 심씨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5월3일 3주 동안 밥을 한 끼도 못 먹다가 허기를 채우려고 뻥튀기 5개를 먹으려 했는데 갑자기 심씨가 나타나 코를 주먹으로 때렸다"며 "맞기 힘들어서 밖으로 뛰쳐나왔고, 한 주민이 다가와 제 편을 들어줬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씨가 오전 11시10~20분쯤 맞춰 들어와 밥도 못 먹었고, 저녁을 먹으려고 하면 오후 5시20~40분쯤 꼭 나타나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도 잠을 한 번 편히 못 잤다"며 "제발 결백을 밝혀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심씨는 이날 오전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심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상해·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