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이균진 기자 =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설득을 위해 자택을 방문했지만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겠다는 답을 듣지 못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의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심재철 대표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8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종로구 김 전 위원장 자택을 방문했다.
차량에서 내린 김 정책위의장은 "비대위원장은 당대표를 대신하는 것인데 당대표가 전권이 있느냐"라며 "(비대위원장을 맡은 후 상임전국위를 열겠다는) 생각은 안하실 것이다.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내 임기를 연장해달라'는 말을 하실 수 있겠나. 그게 안되니 일이 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임전국위 무산에 대해서는 "(심 권한대행이) 많은 분들이 오신다고 해서 조금 편하게 생각하신 것 같다"며 "상임전국위 중 많은 분들이 낙선한 상태다. 그분들이 안 나오시는 바람에 대거 불참이 됐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비대위원장직을) 안받으면 우리도 사퇴하고 끝나는 것"이라며 "지금 사퇴하려고 해도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공고도 해야 하고,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해야 하는 등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비대위는) 말도 안되는 얘기다. 정 안되면 당선인대회에서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데 그 전 단계에서 (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제1야당이 상당기간동안 지도체제가 붕괴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오후 8시50분쯤 자택에 도착한 김 전 위원장은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원장과 함께 들어갔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와 관련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무것도 들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임기문제와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의장은 30분가량 김 전 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뒤 자택을 나왔다.
심 권한대행은 자택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걱정하는 얘기만 했다. 포도주만 마시고 나왔다"며 차량에 올라탔다.
김 정책위의장은 "수락 의사 표시도 없었고, 거절 의사 표시를 한 것은 없었다. 현 상황을 걱정하는 말씀을 하셨다. 지금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당장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비대위는 권한대행이 전국위의 추인을 받아 임명해야 출범하는 것이다. 내일이라도 최고위를 열어 의논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결정지은 것은 없다. (4개월 임기 비대위 거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 상태로 비대위원장이 당헌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만나는 것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상태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해도 수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8월31일까지 맡아달라고 얘기한 적 없고, (김 전 위원장도) '8월31일까지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우리가 애초부터 상정한 비대위랑 맞지 않는다"라며 "지금 거절 의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거라도 맡아달라'고 말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