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18살 연하의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한살배기 자식에게 깨진 유리조각 위를 걸어가도록 위협하고, 놀란 장모가 집으로 찾아오자 아내를 폭행한 전과 15범 남편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준감금치상, 특수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재물손괴, 특수상해,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42)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2년을 선고하고, 58만75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당시 21살이던 B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A씨는 혼인신고를 마친 몇달 뒤 특수절도죄 등으로 징역10월을 선고받고 그해 11월 출소했다.
이듬해 1월18일 오전 11시 A씨는 경기 의정부시 소재 자신의 집에서 아내 B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유리컵, 전신거울을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를 겁주기 위해 "애기를 깨워 유리조각 위를 기어가게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소식을 들은 B씨의 어머니가 A씨의 집으로 찾아오자 격분한 A씨는 B씨를 방으로 불러 뺨을 때리고, 둔기로 머리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후 A씨는 B씨의 어머니와 자식을 처가로 보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감금하고 1시간 동안 주먹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씨와 B씨는 별거를 하게 됐다. 하지만 A씨는 B씨의 친구를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B씨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 무단으로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A씨는 2018년 1~8월 향정신성의약품 메트암페타민을 수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지인에게 나눠준 혐의도 있다. 또 같은해 5월에는 다른 차를 들이받은 후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 도주한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A씨는 폭력, 절도, 장물취득 등 10회 이상의 동종, 유사 전과를 포함해 15회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번 범행은 모두 별건의 특수절도죄로 인한 누범기간 중에 이루어졌다"며 "A씨는 특수상해 범행 후 피해자에게 지속 연락을 해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이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B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항소했고,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왔다.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저지른 폭행 범행의 경우 집에있는 위험한 물건들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했고, 범행 내용이 잔인하고 과격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마약 범행 역시 범행 횟수나 매수한 양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B씨와 협의이혼을 하고 다시는 폭력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를 본 점을 고려했다"며 쌍방의 항소를 기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