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도박 빚을 갚아준 아내에게 또 다시 도박하는 것을 들키고 이혼을 요구 당하자, 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43)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1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과거 김씨는 도박을 하면서 많은 빚을 졌고 이 문제로 부인 A씨와 자주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해 3월께 지인들에 의해 사설 도박사이트에서 다시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0만원의 도박빚을 갚아주면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대신 빚을 갚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한 달 뒤 A씨는 김씨가 또 다시 몰래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새벽 1시41분께 김씨에게 "이제 서로 관계를 끝내자"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3시간 뒤 잠에서 깨 메시지를 확인한 김씨는 격분해 술을 마시고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씨는 부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해오다가 수사기관에서 인터넷 검색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자 그제야 잘못을 인정했다"며 "김씨는 술에 취한 블랙아웃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당일 마신 술이 주량을 넘지 않을 뿐더러 술에 취해있던 것은 유리한 정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15년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를 살해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A씨의 사망으로 가족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했고, 이에 검찰도 항소했다.
2심도 1심이 옳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김씨의 잔혹한 범죄로 A씨는 극심한 공포와 고통속에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며 "A씨의 첫째 언니가 1·2심에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유족들의 의사를 전부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