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이형진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Δ탈이념 Δ탈진영 Δ탈지역을 기치로 한 '실용적 중도 정당' 창당 선언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고, 장외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원은 물론 국민들이 정당에 적극 참여하게 하는 '공유 정당'의 개념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실용적 중도가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에는 "무식하다"고 비판하는 등 창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 비전 발표 및 언론인 간담회를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신당의 실용적 중도라는 정치 노선이 모호하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에 대해 "옛날 이념에만 사로잡혀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최선의 해결 방법이 무엇이 파악하고 대화와 합의를 통해 실행하는 것이 실용적인 중도의 모습"이라며 "이것을 모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식하거나, 아니면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신당의 규모에 대해선 "다른 거대 정당도 그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며 "국민의당 창당 때도 3월 정도에 구체적인 목표 등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대부분 언론에서는 40석 정도 목표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목표를 이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명의 거취와 관련, "(창당에 대한) 방향을 잡고 일정에 맞춰 만들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며 "여기에 뜻을 함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소신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분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돼야 우리 정치가 바로 서고 사회도 각박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들의 '출당'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하면서 양보했던 일들이 있다. 일반 사회통념 상 양호한 사람은 대인배이고, 은혜 받은 사람한테 뭐라고 하면 소인배"라며 "하지만 정치세력은 자기편을 먹여 살리려고 이를 왜곡하는 일들이 많다. 은혜를 준 사람에게 은혜를 고맙게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의 '은혜' 발언은 2012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담집을 통해 대선 패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표현에 격분할 때 했던 발언이다. 이번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비례대표 6인에 대한 출당 조치를 거부하자 '은혜를 모른다'는 취지로 이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4번째 창당에 대한 각오와 관련, "기존의 낡은 정당에서 새로운 일을 하기는 불가능해 졌다며 "물론 거기(바른미래당)에서 투쟁하면서 만들어나가는 것도 새로운 선택이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 새로 만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제대로 정치를 바꾸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질의응답에 앞선 비전 발표에서는 Δ이념과 진영정치의 극복 Δ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의 파괴 Δ무책임 정치의 퇴출을 목표로 한 신당 비전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탈이념 등 창당 3대 기조를 설명하며 신당은 정당 규모와 국고보조금을 2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민간 전문가와 협업하는 국민정책 네트워크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 당원이 모바일로 당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모바일 플랫폼 정당, 다양한 커리어그룹(직업군)이 당의 정책을 추진하는 '커리어크라시' 정당, 이슈별로 다수의 국민이 참여해 문제해결과 정책방향을 제안하는 '이슈크라시' 정당을 통해 '공유 정당'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당 예산결산 자료와 공식회의 자료를 공개하고, 인사 및 공직 추천의 투명화 방안으로 위원회 정기 평가제 도입과 당 사무에 블록체인 공문서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안철수 신당'의 정치노선은 영국과 독일, 미국, 프랑스 등 각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실용적 중도주의 노선을 통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며, 국민을 통합했던 노력을 참고했다는 게 안 전 대표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안 전 대표는 신당의 목표에 대해 새로운 정당모델과 정치개혁을 통해 정치개혁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고 정부여당의 폭주를 저지하되 합리적인 야당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하는 정치를 위해 장외집회와 장외투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이날 창당 비전 발표에는 바른미래당 소속 권은희, 김삼화, 김중로, 신용현, 이동섭, 이태규 의원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지지자 등이 참여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