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들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 격리 수용하겠다고 29일 발표한 가운데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다.
아산∙진천 주민들은 임시생활시설로 연결되는 도로를 농기계, 차량 등으로 막아서는 등 정부 결정에 대한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같은날 SNS를 통해 “장소 선정에 대한 합리적 기준 제시, 지역과의 협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30~31일 교민 700명 수송.. “귀국 국민 불편, 감염 가능성 최소화”
정부는 30일과 31일, 양일에 걸쳐 전세기 4편을 투입해 교민 700여명을 귀국시킬 계획이다.
전세기에는 대한항공 노동조합 측에서 자원한 30여명의 노조 간부 승무원들이 탑승한다.
승무원들은 방호복을 입은 채 물만 제공하는 등 교민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지 문진 과정을 통해 증상자로 분류되는 교민들은 무증상 교민들과 좌석을 따로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주간 격리 수용될 계획이다.
정부는 임시수용시설에 의료진을 상시 배치하고 생활물품도 제공하는 등 귀국 국민들의 불편과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국은 공군 창고, 일본은 지역 호텔 격리 수용
미국, 영국, 일본 등 국가들도 중국 우한에 고립된 자국민들에 대한 수송작전을 펼치고 있다. 해당 국가들도 우한에서 귀국한 자국민들을 격리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은 29일(현지시간) 우한에서 철수한 미국인 201명을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 소재 마치 공군기지(March Air Reserver Base) 물류창고에 격리 수용할 계획이다.
영국은 30일 전세기를 통해 영국인 200여명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영국의 보건부 장관은 이들을 2주간 격리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국 현지 매체들은 군사 기지 등이 후보지로 물색됐다고 보도했다.
일본도 29일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한 일본인 206명 중 증상이 발견돼 입원이 결정된 인원들을 제외한 192명을 지바현 가쓰우라시의 모 호텔에 격리 수용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지바현을 격리 수용지역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주민들의 반발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지역 이기주의 지나쳐” vs “정부의 번복이 일 키운 것”
일각에서는 아산∙진천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지역 이기주의가 지나치다’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교민들이 죄인도 아닌데 씁쓸하다”, “국가에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 “교민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이냐”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정부의 결정 번복이 일을 키운 것”, “아산이 언제까지 천안의 뒤치다꺼리나 해야 하느냐”, “충청도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등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견도 팽팽했다.
한편 30일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4명이다.
국내 확진자들은 각각 인천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고양 명지병원,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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