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류 교수는 13일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본인이 사퇴의사를 밝히지도, 연세대 또한 다음 학기에 예정된 류 교수의 수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연세대생들은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를 모집해 13일부터 류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5일에는 연세민주동문회와 연세대 총학생회, 이한열기념사업회가 규탄성명을 내고 파면을 촉구했다.
아울러 류 교수 뿐만 아니라 류 교수의 수업과 신상을 방관하는 학교 측에 대한 거센 항의도 생겨나고 있다.
17일 연세대 교지 연희관015B는 전날(16일) 밤 대책위에 '연대하는 석춘씨와 석춘씨 직장 동료들에게'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말만 반복해온 연세대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며 학교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문제가 된) 수업을 들은 학생은 몇명이고 '목적어가 없었다'는 류 교수의 발언의 의도를 학생들은 어떻게 이해했나? (학교측에서 학생에게) 물어는 봤나? 부당함과 폭력을 용기있게 증언한 학생들을 만나봤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교 측이 류 교수 사태를 해결하겠다면서 내놓은 결론이 '교수가 수업을 하는 것은 의무니 당연히 수강편람에 들어갔다' 였다"며 "류 교수의 재임기간이 지나면 우리에게 '아 시간이 부족했다. 우리에게도 절차와 과정이라는 것이 있다'라는 말을 할까봐 치가 떨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류, 명문, 혁신을 운운하던 학교는 어디에 있고 연세대에 항상 달라붙던 진리는 누가 다 엿을 바꿔 먹었나"라며 "수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나라한 사건을 파악하고 조사하는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또 "최소한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과 같은 강의실에 있지 않게 분리는 했어야 한다"며 "지성의 요람인 줄 알았던 학교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석춘씨 비판하는 이 하나 없고 동료라며 쉬쉬하기 바쁜 이만 많아 보여도 참았고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연세대 측은 14일 뉴스1에 "윤리위 내부 논의 절차(일정 포함) 및 결과는 규정 상 비공개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지난 13일에 이어 두번째 류 교수 규탄 릴레이 발언과 집회를 이어간다.
한편 류 교수는 이번 1학기가 마지막 정년 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채우고 퇴임하면 연금 등의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