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에 있는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가 학생에게 갑질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교 측이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이 대학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학생 휴게시설 게시판에 A교수의 행동을 고발하는 내용의 쪽지글(포스트잇) 90여개가 나붙었다.
이 쪽지글은 모두 다른 내용으로 주로 성희롱과 갑질을 상징하는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됐다.
성희롱을 암시하는 내용은 '치마 입기 싫어요. 바지 입을래요', '너희는 예쁘니까 괜찮아', '제가 교수님 집에 왜 가야 하죠?', '엉덩이 그만 보세요' 등에서부터 '00얘기 이제 그만', '000 얘기 안 궁금해요', '엥? 00요? 저랑 교수님이요?' 등 다소 충격적 내용도 포함됐다.
'일하면서 해 뜨는 거 이제 보기 싫어요', '혼자 밥도 못 드세요', '저희도 새벽에 잠자고 싶습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등의 게시물은 A교수의 갑질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추정된다.
한 쪽지글에는 '이제는 세상 밖으로 이야기가 나와야 할 때 인 것 같아요. 교수님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주세요. 그래도 당신의 죄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그러니 더 진심으로 반성하세요'라고 적었다.
'몸평', '얼평' 이란 단어에 빨간색 펜으로 'X'자를 친 쪽지글도 있었고 '의자왕', '성적조작'이라는 단어도 보였다.
대학본부는 게시물이 있던 자리에 안내문을 붙여 "당일 부착한 익명 고발서는 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대학 기획처 기획예산팀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서는 성희롱 및 갑질 행위에 대한 조사를 위해 학생의 제보를 접수하고, 게시물 최초 게시자 또는 게시자의 연락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익명 고발 형식만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체적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이후 행정 절차 진행이 불가한 상항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안내문에는 학교 메일주소를 통해 21일 오전 9시부터 이메일로도 제보를 받는다며, 제보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등 육하원칙에 따라 가능하면 증거를 첨부해 달라는 설명글도 달렸다.
학내 커뮤니티 대화방에서는 "학교에 제보할 바에는 교육부에 제보함, 누가 교수랑 한속인 학교를 믿나?", "과연 저게 증거 보존일까?",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다음 학기에 떵떵거릴 거 생각하니 그게 더 오싹하네요", "학교 메일로 보내라는 게 더 찝찝함" 등의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함께 "사실만 말하면 우리가 이겨", "부끄럽지 않게 살자 좀, 하나하나 봤는데 쓰여 있는 것들은 정말 새 발의 피", "지금도 피해받는 학생이 있다면 꼭 녹음하거나 증거를 갖고 계세요" 등 응원과 격려의 글이 잇따랐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