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선 부정 논란' 궁지 몰린 볼리비아 모랄레스 결국 사임

대선 개표 과정서 부정 의혹 제기돼.. 재선거 등 주장했으나 결국 사퇴

2019.11.11 09:48  

[파이낸셜뉴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 속에 14년 정권을 내려놓게 됐다.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엘데베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볼리비아 대선을 치른 지 3주 만에 사의를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며 궁지에 몰렸다.

투표 당일 발표된 중간개표 결과 모랄레스 대통령과 2위와의 격차는 크지 않았고,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다만 선거관리당국이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했고, 24시간 후 재공개한 결과 1, 2위 간의 격차는 10% 이상으로 벌어지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결선 없이 당선됐다.

이에 볼리비아 야권과 시민들은 즉각 반발하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부정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들을 “쿠데타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주기구(OAS)가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윌리엄스 칼리만 군 사령관이 “볼리비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사퇴하라”라고 밝혔으며 경찰에서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헌법상 역할을 다해야 한다”라며 대통령직 유지 의사를 밝힌 이후 재선거 등 방안을 제기했으나 결국 몇 시간 이후 사임 의사를 전했다. 이날 모랄레스 대통령과 함께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 역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편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원주민 최초 대통령으로 당선에 성공한 이후 14년 동안 집권하며 현역 중남미 최장수 지도자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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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