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사 시간이 짧은 편이다. 국내에선 10명 중 9명의 식사 시간이 15분을 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렇게 밥을 빨리 먹으면 위염은 물론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하기 쉽다.
강북삼성병원 고병준 교수팀이 발표(2015)한 바에 따르면, 평소 식사 시간이 15분 이내로 짧은 사람은 위염 발생 위험이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2007~2009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1만893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위염(미란성)의 상관관계를 알아봤다.
그 결과 식시사간이 5분 미만이거나 5분 이상∼10분 미만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위염의 위험도가 각각 1.7배, 1.9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위염 위험도는 10분 이상∼15분 미만에서도 1.5배 높았다.
연구진은 "식사 속도가 빠른 사람은 음식을 씹는 횟수와 기간이 적고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 상태에 처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은 20~30회 정도 오래 씹어야 잘게 부서지면서 침 속의 소화 효소가 골고루 닿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대충 씹은 상태의 많은 음식물이 한꺼번에 위로 내려가게 되면 위에 큰 무리를 준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위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돼 위장 건강을 해친다.
뿐만 아니라 짧은 식사 습관은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 역시 크게 높인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는 "식사 시간이 5분 이내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비만 위험은 3배, 당뇨병은 2배, 고지혈증 위험은 1.8배, 지방간 위험은 23배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면서 "음식은 최소 30번 이상 충분히 씹고 가능한 20분 이상 천천히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식을 씹는 것은 뇌의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에서 씹는 저작활동을 할 때 대뇌피질을 자극하고,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치매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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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