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XR'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10위권 내에 4개의 모델을 올렸지만 모두 '중저가' 스마트폰이었다. 많이 팔아도 상대적으로 수익구조에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아이폰XR로 판매량은 약 2690만대다.
애플은 아이폰XR 외에 아이폰8(4위, 1030만대), 아이폰Xs맥스(9위, 960만대)가 10위권내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10(2위, 1340만대), 갤럭시A50(3위, 1200만대), 갤럭시J2코어(7위, 990만대), 갤럭시A30(10위, 920만대)이 10위권에 위치했다.
이밖에 샤오미의 레드미6A(5위, 1000만대)와 레드미노트7(6위, 1000만대), 오포의 A5(8위, 970만대)가 이름을 올리며 '톱10'을 완성했다.
주목할 점은 여전히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상당수를 이루며 적게 팔고도 견고한 매출을 올리는 반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라 많이 팔고도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데 있다.
톱10에 올린 애플 스마트폰은 최소 90만원 중반 이상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 아이폰8은 94만6000원, 아이폰XR은 최소 99만원, 아이폰Xs맥스는 149만6000원이다.
이런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잘 팔리다 보니 애플은 적게 팔고도 많은 수익을 남기고 있다. 지난 1월 홍콩의 투자분석업체인 CLSA는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ASP)가 852달러(약 95만7000원)로 1년 전보다 약 7%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상승세를 보면 2016년 645달러(72만원)에서 2017년 686달러(77만원), 지난해 3분기 796달러로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다. 결국 지난해 2분기 처음으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고 이는 점점 고착화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은 11.1%를 기록, 화웨이의 17.2%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와 비교할 때 점유율은 0.7%포인트(p), 출하량 기준으로는 약 300만대가 줄어든 수치다.
애플과 달리 톱10에 오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모두 60만원 이하의 중저가 모델이다. 국내 기준 갤럭시A10 20만9000원, 갤럭시A30은 34만9800원, 갤럭시A50은 47만3000원 등이다.
10위권에 오른 애플의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 아이폰8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ASP는 230달러 후반 수준이 지속하고 있다.
전세계 출하량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76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 시장 점유율 22.3%로 세계 1위를 지켰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도 출하량은 약 500만대 늘고, 시장 점유율은 2%p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삼성전자 IM부문은 1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1%, 직전분기 대비 약 31% 감소한 성적이다.
이 기간 25조8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 24조원 대비 8% 증가, 직전 분기 27조2000억원 보다 5% 감소한 것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이 악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적보다 판매량에 방점을 둔 전략으로 선회했지만 향후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S 및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판매를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삼성전자의 ASP 반등은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곧 출시될 아이폰11에 대한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벌써 돌고 있는데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폴드 등이 이 자리를 대체한다면 약간의 상승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