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딸이 불가촉천민과 결혼하자 사위를 살해한 장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20일(현지시간) 영 인디펜던트 등은 인도 텔랑가나주의 마루시 라오(57)가 지난 2018년 9월 청부살인을 의뢰해 사위 프라나이 페루말라(23)를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샤(상인계급) 출신의 암루타 라오(21)는 고등학교 때 만난 달리트(불가촉천민) 출신 프라나이와 교제해왔다.
달리트는 카스트제도의 최하층에 속한 불가촉천민이며, 인도 전체 인구의 약 17%를 차지한다.
이들은 암루타 부모의 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2018년 1월 결혼식을 올렸다.
프라나이와 암루타는 결혼 후 호주로 이민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이민을 준비하던 부부는 암루타의 임신 사실을 알게된 후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이민을 미뤘다.
지난 2018년 9월, 암루타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나오던 중 괴한이 프라나이를 덮쳤다.
프라나이는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심한 상처를 입고 그자리에서 사망했다.
그의 살인을 사주한 것은 다름아닌 장인 라오였다.
라오는 경찰 조사에서 "딸에게 낙태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자 킬러에게 1000만 루피(약 1억6800만원)을 주고 사위를 죽이도록 시켰다"며 "명예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 그는 과거에도 킬러를 고용해 사위를 살해하려다 세번이나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에 연루된 6명이 구속됐지만, 라오는 지난 4월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사건은 인도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달리트들은 프라나이의 집에 찾아가 암루타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반면 보수적인 사람들은 '명예살인'을 주장하며 라오가 수감된 감옥을 방문해 그에게 힘을 보탰다.
암루타는 남편 사망 이후에도 그의 가족들과 함께 살며 지난 1월 아들을 출산했다.
그는 "아버지가 정당한 처벌을 받고 인도에서 카스트제도가 사라질 때까지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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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