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7 한달만에 8000대 대박, 그랜저 제친 결정적 이유

최고되겠다던 '기아 K7' 진짜 1등 등극

2019.08.11 09:00  
K7 프리미어 © 뉴스1


K7 프리미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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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 프리미어 © 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형보다 나은 아우"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가 해묵은 숙제 해결에 성공하며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3년만에 페이스트 리프트(부분변경)을 단행한 K7 프리미어는 출시 한 달만에 8000대가 넘게 판매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 11월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현대차 그랜저를 2000대 차이로 여유있게 제치며 '프리미어'(최고)가 되겠다던 약속도 지켰다. 기아차는 지난 6월24일 K7 프리미어를 출시하면서 '최고와 최초'의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K7가 초반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K7 프리미어 가솔린 3.0모델을 타고 경기 파주시 문발동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을 오가며 왕복 170㎞를 달렸다.

답은 예상 외로 간단했다. 외관부터 실내, 성능, 편의사항까지 딱히 흠을 찾기가 힘들만큼 골고루 잘 갖췄다는 생각이다.

K7의 외관은 이전 모델에 비해 확실히 웅장해졌다. 전장이 기존보다 25㎜ 길어져 4995㎜에 달한다. 그랜저(4930㎜)와의 차이는 기존 40㎜에서 65㎜로 더 커졌다. 2인자라는 꼬리표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덩치'를 갖춰 준대형 세단으로서 기본은 한다는 인상이다.

그렇다고 몸집만 큰 것은 아니다. 전면의 그릴과 하나로 이어진 알파벳 'Z' 형상의 LED 헤드램프와 날카롭게 찢어진 커넥티드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세련미를 더한다.

가로로 쭉 뻗은 대시보드에 당당하게 위치한 12.3인치 크기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실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3분할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해 효율적이었다. 2열의 공간도 무릎을 움직이기 상당히 여유로워 탑승의 안정감을 더한다.

시동을 걸었지만 엔진 돌아가는 소리는커녕 정적만이 감돈다. 노면이 불규칙하거나 요철이 있는 구간에서도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불편한 소음은 거의 없었다. 시속 150㎞가 넘게 밟아봤지만 인위적으로 RPM을 높이지 않는 이상 풍절음도 거슬릴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 기아차는 이번 K7 프리미어 출시 과정에서 정숙성을 가장 신경썼다. 이전 모델에서는 전면과 운전석, 조수석 창만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쓰였지만 이번에는 모든 창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넣었다. 19인치 공명 흡음휠과 차체 진동이 발생하는 구간에 보강재를 강화해 '조용한 차'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주행 성능 역시 나무랄 데가 없다. 3.0 가솔린 모델은 6기통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1.4㎏.m의 힘을 발휘한다. 밟는 즉시 튀어나가는 응답성과 깊은 코너링이나 오프로드에서도 단단하게 버티는 안정성은 인상적이다. 준대형 세단의 묵직한 차체를 여유롭게 안고 가는 고배기량 엔진의 장점을 충분이 느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층 진화된 현대기아차의 최신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ADAS)도 시승의 재미를 더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C)과 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의 조화는 반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확실하게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차량은 전방 카메라로 차로와 앞 차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스스로 운전한다. 처음엔 30초 정도 손을 떼 봤다. 깊은 코너링 구간에서 나도 모르게 손을 잡을 뻔도 했지만 K7 프리미어는 완벽하게 이 구간을 통과했다. 점차 자신이 생겨 1분, 2분 등 점차 시간을 늘려봤다. 실제로 5분 넘게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았지만 중심을 잘 잡고, 앞차와의 거리도 잘 유지하면서 자율주행을 펼쳤다. 방향 지시등을 켤 겨우 차량 양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BVM) 덕분에 사이드미러를 보기 위해 시선을 분산하는 약간의 수고로움도 잊었다.

이날 컴포트 모드로 주행을 한 경과 연비는 14.1㎞/ℓ를 기록했다. 에어컨을 계속 가동했고 고속 주행까지 한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K7은 정말로 형(그랜저)를 제칠 수 있을까. K7은 2016년 1월 출시이래 3년 만에 부분변경을 단행하면서 차명 뒤에 '최고'의 뜻을 가진 프리미어를 붙였다. 그랜저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K7은 월간 3000대 이상 팔리며 꾸준히 선전해 왔지만, 1만대를 넘나들었던 그랜저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해지곤 했다.
기아차는 월 5000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했다. 출발은 이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꾸준함으로 이를 증명해낼 차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