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불곰과 주머니칼로 싸워 살아남은 캐나다 남성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 현장에서 불곰 시체 발견돼

2019.08.05 15:22  

산길에서 마주친 불곰을 상대로 주머니칼 한 자루로 싸워 살아남은 남성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밴쿠버 선’ 등 외신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파월리버 외곽에서 산악 자전거를 즐기던 콜린 다울러(45)가 혈혈단신으로 수컷 불곰과의 싸움에서 생존해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그는 밴쿠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자전거를 타던 콜린 앞에 수컷 불곰이 나타났다. 당황한 콜린이 제자리에 얼어붙었고 불곰은 점차 그에게 다가왔다.

정신을 차린 콜린이 등산 지팡이로 자전거를 ‘쾅쾅’ 두드리며 곰을 쫓아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어 콜린은 음식이 들어있던 가방을 먼 발치로 던지며 시선을 유도했지만 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는 “곰은 자전거를 후려친 뒤 나를 50피트(약 1.5m) 가량 끌고 갔다”며 “죽은 척을 해봤지만 역시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모든 상황이 슬로우 모션처럼 기억난다. 곰은 내 팔과 다리, 허벅지를 물어뜯으려고 했다”며 “무언가가 내 뼈를 긁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콜린은 바지 주머니에 2주 전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주머니칼’이 한 자루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콜린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양 손을 이용해 곰을 밀친 것 같다. 그리고는 칼을 꺼내 곰의 목에 꽂았다”며 “그러자 곰이 갑자기 공격을 멈추고 물러섰다. 곰도 출혈이 심각해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와 곰 중 누가 먼저 죽을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며 “심한 상처를 지혈하는 동안에도 곰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콜린은 상처 입은 몸을 이끌고 자전거로 약 7km를 달려 캠프 인근에 도착했다. 그는 도움을 청하며 비명을 질렀고, 이를 들은 사람들이 다가와 구급 헬기를 호출했다.

당시 신고자는 “콜린은 피투성이였다. 우리는 붕대를 가져와 그의 상처 부위를 지혈했지만 충분치 않아보였다”고 설명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콜린은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콜린을 공격한 불곰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산림당국 담당자인 머레이 스미스는 “콜린이 공격 받았다고 주장한 장소를 조사하던 중 콜린을 공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곰의 사체를 발견했다”며 “목에 칼로 찔린 듯한 치명상을 입은 곰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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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