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사실상 이념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을 대안정당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문 정부를 다각도로 비판함과 동시에 ‘자유’와 ‘책임’의 가치를 앞세운 한국당이야말로 문 정부의 정책 실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당내 리더십을 의심받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대표연설에서 문 정부를 겨냥, 맹공을 퍼부은 것은 최근 '롤러코스터'와 같은 입지 변화 속에서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정국에서 원내투쟁을 이끌며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세를 올렸지만, 국회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각종 설화에 휘말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24일 여야 3당간 합의문 추인이 불발되면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정치개혁특별위회·사법개혁특별위원장 한 자리를 가져오는 조건으로 상임위원회 전격 등원 합의를 이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선 특위 위원장을 가져오는 일이 쉽지않은 만큼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특히 특위위원장직을 가져오면서 내년 4·15 총선 전 선거법 개정안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신의 한 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는 되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세를 몰아 이날 문 정부를 자유가 실종된 '신독재'로 규정했다. 그는 "문 정부는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이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문제와 관련해 민주노총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노조의 사회적 책임, 각종 규제완화와 악법폐지를 역설했다. 또 자유라는 가치가 경제뿐 아니라 복지·교육·외교 등 주요 정책·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답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문재인 정권 2년,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비판 세력 입막음의 연속"이라며 "정권을 비판하면 독재, 기득권, 적폐로 몰아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유가 곧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라며 "교육문제도 경쟁과 자율이 없기 때문에 하향평준화 됐다"고 말했다.
이는 보수진영의 핵심가치인 자유를 강조하고 문재인 정부의 '독재'적 성격,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인한 폐해를 부각해 문 정부 및 진보진영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내년 총선이 보수-진보 진영 간 대결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않은 만큼 이념·노선적 차이를 부각시켜 '양강' 구도를 조기 구축하는 동시에 보수 노선의 강점을 부각시켜 이념전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대안으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자유와 책임의 정치를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으로는 Δ노동개혁 Δ기업가정신 르네상스 Δ작지만 강한 정부 Δ자율적 창의 교육 등을 제시했다. 또 국민이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개발(R&D), 국가기반시설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