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36)씨로부터 살해당한 전 남편 강모(36)씨의 유족이 방송에 출연해 심경을 밝혔다.
11일 피해자의 남동생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형님은 매달 빠지지 않고 양육비를 보냈다. 주말에는 아르바이트까지 했다”며 “양육권을 가장 먼저 생각했던 사람이다”고 호소했다.
남동생은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전처는 월 2회 아이를 보여줘야 하지만 (고유정은)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형님이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해 봐도, 집으로 찾아가도 문조차 열어주지 않아 아이를 볼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를 계속 보여주지 않자 저희 형님은 가사 소송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고유정의) 재혼 사실을 알게 된 거다. 형님은 재판장님께 속행을 요구했지만, 전처는 (재판에) 여러 번을 불참했다”고 했다.
당시 재혼한 고유정은 전 남편의 아이를 제주도 외가에 맡기고 청주에서 새살림을 차려 살고 있었다.
남동생은 또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 “아이를 만나게 된 면접 일에 형님이 저한테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며 “전처가 다정한 말투로 문자가 오는 점”과 “만남 장소와 지역을 통보했는데 그쪽 외가와 저희 집이 신제주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제주도 동쪽 지역을 통보하더라고 했다”는 점이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유정의 공격적인 성격을 폭로했다.
그는 “형님이 이혼을 결정했던 결정적인 계기 중에 하나가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던 것 같다”며 “일방적으로 당했다. 긁힌 자국도 많고 핸드폰으로 맞아서 눈이 찢어졌던 적도 있고 했다. 그러나 형은 ‘여자를 어떻게 때리니. 아이도 있는데. 똑같아지기 싫다’고 얘기했다. 정말 바보같이 순한 사람이었다”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의 수사 대응 과정을 지적하며 “제가 알기로 27일 경찰은 고유정과 첫 통화가 된 거로 알고 있다. 28일 정오쯤에 실종팀에서 저와 통화를 했을 때 저한테 그 얘기를 전혀 해주지 않았다”라며 “‘덮치려다 혼자 나갔다’라는 그 누명을 빨리 말해줬더라면 수사를 좀 더 빨리 진행돼서 시신 유기까지는 막지 않았을까”라며 답답해했다.
고씨의 범행동기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겠다. 저희 형이 무슨, 뭐 돈을 떼갔나요? 아니면 부당한 것을 요구했나요? 그저 아버지로서 아이를 보고 싶다, 보여달라고 말한 것밖에 없잖아요. 무슨 범행 동기가 있었을까요? 제가 더 궁금하다”고 거듭 밝혔다.
끝으로 “저희는 지금 형님을 잃은 것도 너무나 고통스러운데 시신조차 찾을 수가 없다. 부디 경찰이랑 해경 측이나 아니면 모든 인원, 가용 가능한 인원이 있다면 동원을 해서 관련 부처에서라도 좀 형님 시신을 빨리 찾아달라”고 고통스러워했다.
한편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고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 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프로파일러의 조사 결과,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재혼한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등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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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