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 영수증. 받은 뒤에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주머니나 지갑 등에 넣어 둘 때가 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은 삼가는 편이 좋다. 영수증을 맨손으로 자주 만지면 우리 몸 속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스페놀A는 인체에 들어가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중 하나다.
주로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 등의 원료물질로 물병, 스포츠용품, 캔의 코팅제 등에 쓰이지만, 마트 영수증이나 대기표 등에 쓰이는 '감열지'에도 이 성분이 사용된다.
지난해 서울대 보건대 최경호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에 밝힌 바에 따르면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트에서 근무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업무 중 맨손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비스페놀A 농도(ng/㎖)는 0.92로 업무 전의 0.45보다 2.04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때는 업무 전 0.51, 업무 후 0.4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비스페놀A와 당뇨병의 상관성도 관찰됐다.
때문에 연구진은 "일반인의 경우 영수증 접촉 빈도가 낮아 비스페놀 노출에 따른 큰 위해성은 없겠지만, 굳이 보관해야 할 영수증이 아니라면 영수증을 받지 않거나, 보관하더라도 손과 수시로 접촉할 수 있는 옷 주머니나 지갑 등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비스페놀A 영수증의 위해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로션을 바른 손으로 영수증을 만지면 더 잘 흡수된다거나, 손을 통해 비스페놀 성분이 흡수되면 체내에 더 오래 잔류한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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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