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주 한전 본사 주변 '금싸라기 땅'에 심어진 식재료의 정체

영암지역 전문 농업인이 부지를 임대해 조성

2019.05.22 13:41  
나주 한국전력 본사 주변 수만평의 산학연클러스터 용지에 22일 고구마가 심어져 있다. 2019.5.22/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정문 맞은편 등 7만여㎡ 산학연클러스터 용지에
분양 부담에 지식산업센터 착공 못하고 고육책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전력 본사 주변이 때 아닌 고구마밭으로 변했다. 금싸라기 땅 수만평이 고구마밭으로 변한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 이유가 뭘까?

고구마밭으로 변한 부지는 한전 정문 맞은편의 4만여㎡와 북쪽에 자리한 테니스코트 옆 3만여㎡ 등 7만여㎡다.

수년 동안 나대지로 방치돼 왔던 이 부지에는 1주일 전부터 트랙터가 투입돼 밭을 간 뒤 수십명이 이틀 동안 고구마 모종을 이식했다.

고구마밭은 영암지역의 전문 농업인이 부지를 임대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빛가람혁신도시 중심지역이 고구마밭으로 변한 데는 산학연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도시 내 산학연 클러스터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술개발, 인적·정보교류, 사업시행 등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유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정했다.

때문에 산학연 클러스터로 지정된 이들 부지에는 아파트형 공장인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야 하지만 사업자들이 센터를 짓더라도 입주업체 모집에 부담을 느껴 수년 동안 센터 착공을 미뤄왔다.

지난 2014년 7월 기업체 등이 해당 용지들을 분양받았지만 이후 나대지로 방치됐고 일부 토지는 금융권 대출금 상환 지연으로 경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업자 입장에서는 드넓은 용지를 방치할 수 없어 고육책으로 부지를 임대했고, 기업체와 연구소 등이 들어와야 할 땅이 고구마밭으로 변한 것이다.


전남도 혁신도시지원단 관계자는 22일 "특별히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물을 짓는 것이 아닌 이상 고구마를 심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제재할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빛가람혁신도시 내 산학연클러스터 용지는 전체 84개 필지 41만4619.9㎡이다.

혁신도시지원단 관계자는 "현재 빛가람혁신도시 내 상업용지의 공실이 70%에 이르는 상황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더라도 분양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착공을 못하고 있다"며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이 본격 시작되면 좀 더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