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서 지역구 예산 삭감되자 '폭언 문자'
비례대표 비아냥 "선거 치르지 않고 배지달아"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박준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원이 '지역구 예산이 삭감됐다'며 정의당 소속 의원에게 막말을 쏟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무원 갑질 근절 조례'를 발의한 해당 광주시의원이 예산 편성과정 등에서 공무원들을 윽박지르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다.
2일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김익주 의원(행정자치위원장)이 지난달 말 정의당 소속인 장연주 의원을 '일본 순사'에 비유하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지역구 도로 공사비 예산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추가경정 예산 심의에서에서 삭감(10억→5억)되자 해당 상임위 소속인 장 의원에게 항의성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의원들과 시의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문자에서 '예산을 편성시키는 것은 의원의 역량이고 동료 예산을 삭감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라며 '그런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동료의원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또 '예산 편성에서 중요한 것은 시급성과 효율성이지 형평성이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의 생존 예산인 만큼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들의 고충을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치르지 않고 배지를 달았다고 해서 일본 순사 칼 휘두르는 것처럼 해선 안된다'고 비례대표인 장 의원를 비아냥거리며 '훈계'했다.
이같은 '폭언 문자'가 더 황당한 것은 장 의원은 상임위에서 도로 예산을 삭감할 당시 회의에 불참했다는 사실이다.
장 의원은 상임위 예산 계수 조정 과정에서 시의원 지역구에 도로 공사비를 일괄 지급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고, '이런 식이면 예산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예산 삭감은 정의당이 아닌 민주당 동료 의원들이 한 것인데, 김 의원이 애먼 장 의원에게 '비난 문자'를 보낸 셈이다. 광주시의원 23명 중 장 의원을 뺀 22명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장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문자를 받고 황당했다"며 "시의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분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도로 공사비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동료 시의원 지역구에 '책정'된 2억원의 5배인 10억원을 추경예산안에 반영시켰다. 이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들이 강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민주인권평화국 추경 예산 심의과정에서도 집행부와 상당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5·18 39주년 행사 예산의 증액이 필요했는데 김 의원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어 다른 상임위원들에게 설명했는데 예산 심의과정에서 행자위원장인 자신에게 설명도 없었다며 호통을 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말 폐회된 광주시의회 임시회에서 광주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의 갑질행위를 근절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광주시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조례’를 발의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