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내 3대 슈퍼컴퓨터에 쏠리는 '관심'.. 기대감 폭발하는 까닭

기후변화 예측, 질병치료 등에 활용되면서 성과↑

2019.04.29 07:10  
지난 25일 IBS 슈퍼컴 개통…KISTI와 기상청 이어 국내 3위 성능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가 개통되면서 국대 3대 슈퍼컴퓨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누리온',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누리'와 '미리' 그리고 알레프다. 이같은 슈퍼컴퓨터는 기후변화 예측이나 질병치료, 우주기원 연구 등에 활용돼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BS는 지난 25일 장·단기 기후변화 예측을 비롯해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연구에 활용될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개통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알레프 뜻은 영어 알파벳 'A'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첫 글자로 숫자 '1', 수학에서는 무한을 의미한다. 알레프로 계산한 수치 정보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따왔다. 알레프의 이론상 연산 속도는 1.43페타플롭스(PF·1초에 1000조번 연산 가능한 속도)로 일반적인 성능의 개인용 컴퓨터 1560대와 맞먹는다. 저장 용량은 8740테라바이트(TB·1000GB) 수준이다. 제조사는 미국 크레이다.

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알레프 가동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륙 빙하의 변화, 해수면 상승을 예측 등 기후변화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은 "지구온난와 예측을 위해서는 약 1억 CPU 계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성능 슈퍼컴퓨터 활용이 필수적이다"라면서 "해수면 상승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구축된 알레프는 민간 기업을 제외한 국내 연구기관 가운데 상위 세 번째 성능을 가진다. 세계에서는 443위 수준이다. 국내 1위는 지난 2018년 11월 '슈퍼컴퓨팅콘퍼런스(SC) 18'에서 발표된 실측 연산 속도 기준 KISTI의 '누리온'(13.9PF), 2위는 기상청의 누리와 미리(2.4PF)다. 누리온과 누리·미리의 세계 순위는 각각 13위와 82위다.

KISTI의 '누리온'은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로 지난 2018년 12월 초부터 정식서비스에 들어갔다. 총 904억원을 투입해 구축되 국가 컴퓨팅 시스템이다. 순우리말인 누리(세상)와 온(전부)의 합성어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총 128대 시스템이 병렬로 구성된 누리온의 성능은 25.7페타플롭스로 PC 약 2만대에 해당한다. 70억명이 지구 인구 420년 계산량을 단 한시간만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는 초당 25.7경번 연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리온은 우주 기원과 물질 생성의 해명, 암세포 전이 과정에 대한 이해 등 기존 한계가 있던 기초·원천 연구 분야 초거대문제 해결과 지진·홍수 대응, 식량생산성 향상 등 국가·사회 현안해결에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빅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수요가 높은 소프트웨어(SW) 등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 두번째 성능은 2015년 12월에 도입이 완료된 기상청의 누리와 미리다. 현업운영을 위해서는 누리가, 연구개발이나 백업을 위해서는 미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또한 미국 크레이가 제조했다. 최고 이론성능은 447페타플롭스이다. 시스템 계산노드 메모리 용량은 56TB다.

이처럼 우리나라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높은 순위권 성능을 가진건 아니다. 세계 1위는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서밋'(Summit)이다. IBM이 제작한 서밋 슈퍼컴퓨터는 143.5페타플롭스의 연산속도를 기록한다. 세계 10위 안에 든 미국의 슈퍼컴퓨터는 5대다. 500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229대, 미국 108대, 일본 31대 순이다.


지난 10년 전 도입 당시 세계 14위였던 슈퍼컴퓨터 4호기가 500위 밖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격차를 따라잡은 모습이다. KISTI 관계자는 "슈퍼컴은 다양한 기술의 복합체라고 보면 된다"면서 "슈퍼컴의 속도, 성능을 높이려면 기존에 활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서 다양한 기술이 또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컴퓨터 기술을 선도한다는 것은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것"이라면서 "향후 데이터 처리나 AI 분야 외에도 우주 물질 기원 규명, 암세포나 노화 등 의료 연구, 지진·재난·기후 연구 등 다양한 국가 난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