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2시간 이상 편하게 자 본 적이 없어요. 거리를 걷다가 또래 아이를 보면 '동기가 저 나이쯤 됐겠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나죠."
38년 전 5살배기 막내아들을 잃어버린 김숙자씨(67)의 목소리에는 씻을 수 없는 회한이 묻어났다. 김씨는 어린 나이에 아들과 헤어져, 나중에 재회하더라도 가족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 가장 슬프다고 했다.
11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들 박동기씨(43·실종 당시 5세)는 1981년 1월 7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자택 앞에서 실종됐다. 두살 터울의 형과 함께 저녁에 집 밖에서 놀던 중, 성인 남녀 두명이 '과자를 사주겠다'며 어린 박씨를 데려갔다는 것이다.
김씨는 실종 당시 상황에 대해 "큰아들이 '동생을 누가 데리고 갔다'면서 황급히 들어오길래 밤새 찾아다녔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마을이 시끄러워지자 며칠 뒤 제보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끝내 아이를 찾을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김씨 가족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고 신문사에도 제보하면서 아들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모두 허사였다. 이후 아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아들을 데려갔다는 남녀에게도 이후 연락은 없었다. "유괴라면 몸값을 요구했을 텐데, 데려다 키우려고 했던 것인지 참 이상하다"고 김씨는 전했다.
당시 아들에 대한 기억에 대해 김씨는 "둘째 아이라 그런지 애교도 많고 말도 또박또박 잘했다"며 "버스 노선까지 외우는 모습을 보고 가족들도 '앵무새 같은 아이'라며 귀여워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직장도 그만두고 병을 얻어 현재 암 투병 중이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어린 나이라 아들은 당연히 당시 사정이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4살 이전의 사진이 없는 40대 남성은 꼭 '내 이야기 아닐까'하고 한번만 더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들 박씨는 1981년 실종 당시 키 100cm·체중 20kg로, 외모 특징은 돌출형 이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