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간세포에 지방이 쌓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 술에는 영양분이 없어서 장기간의 음주는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알코올은 1g당 7킬로칼로리(㎉)의 높은 열량을 내지만 체내에서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 '빈 에너지'에 불과하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몸속에 들어온 다양한 물질을 흡수하고 대사·저장하는 화학공장"이라며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할 시간이 없고 간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음주로 생기는 간질환은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 '지방간'이다. 술에 의한 간질환은 성별이나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영양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성이나 바이러스간염 환자들은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해도 심한 간 손상이 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에 알코올 40g 이하(포도주 2잔·소주 반병), 여성은 하루 20g 이하로 술을 마시는 게 좋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으며, 간혹 상복부에 불편감이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간기능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일단 병원을 방문해 기본적인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기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한다. 지방간 환자가 계속 술을 마시면 전체 20~30% 비율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긴다. 그중 간경변증으로 이어지는 환자 비율은 10%가량이다.
정숙향 교수는 "매일 소주 1병을 10~15년 이상 마시면 간이 딱딱하게 굳고 그 기능을 상실한다"며 "간경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복수나 황달, 정맥류 출혈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일단 간경변증이 생기면 술을 끊더라도 딱딱해진 간조직이 정상으로 회복하지 않는다. 때문에 간 건강을 위해서라도 술을 멀리해야 한다.
술을 끊으려면 개인의 의지뿐 아니라 가족이나 동료, 의료진의 협조가 필수다. 사회적으로도 건전한 음주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술을 완전히 끊기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음주량을 계속 줄여야 한다. 식사도 거르지 않는다. 정숙향 교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술을 끊기 어려우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