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어린 자녀 앞에서 자신의 직업을 비하하 듯이 이야기하는 아내에게 상처를 받았다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져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창구 안내 용역직, 비하하는 듯한 아내에 '속상'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제 직업 애 앞에서 무시하는 와이프 제가 예민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제 저녁에 일곱 살 아들이 숙제로 아빠 직업 그리기를 해왔다. 아들이 아빠는 은행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와이프가 옆에서 웃으면서 '은행원 아니고 번호표 뽑아주는 사람이야'라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아이를 재운 뒤 이야기를 꺼내자 아내는 "사실이잖아. 뭘 그런 걸로 그래"라고 했다고 한다.
A씨는 "은행 창구 안내 업무를 하는 용역직이 맞다"며 "결혼할 때 아내도 다 알았고, 오히려 그땐 정시 퇴근하고 주말 쉬는 게 좋다고 했었다"고 했다.
처가 모임에서도 대기업 다니는 동서와 비교하는 아내
아내의 이런 말은 처음이 아니었다. A씨는 "처가 모임에서는 대기업에 다니는 동서와 비교하며 '우리 남편은 아직도 그 일 해'라는 식으로 말한다"며 "퇴근 후 자격증 공부를 하며 상담직 시험을 준비하는 걸 다 아는데, '아직도'라는 말이 제일 걸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연봉 좀 올려보려고 이직 알아볼 때도 아내는 '그 나이에 어디 가냐. 그냥 살라'고 했었다"고 푸념했다.
참다못한 A씨가 "'그럼 너는 뭐 그렇게 대단하냐'고 하자 육아휴직 중인 아내는 '지금 내 탓하냐', '그럼 이혼하든가'라며 안방 문을 잠그고 들어가더라"고 했다.
A씨는 "새벽에 깼는데 아들이 그린 그림이 식탁 위에 있더라. 아빠 얼굴 옆에 번호표를 크게 그려놨더라"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했다.
이어 "아내는 농담인데 제가 자격지심이 있어서 그렇게 듣는 거라고 하더라. 솔직히 자격지심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걸 아는 사람이 가장 가까이서 찌르는 건 다르지 않느냐"라며 "제가 바라는 건 아이 앞에서만은 아빠 일을 깎아내리지 말아 달라는 것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 앞에서 한 말이 농담이면 그냥 웃고 넘겨야 하는 건지,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아내가 선을 넘은 건지 판단 좀 해달라"며 조언을 구했다.
"사실 아닌가" vs "너무 무시하네" 누리꾼 팽팽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대로 말한 거 아닌가. 아이에게 은행원이라고 거짓말을 해야 하느냐", "직업엔 귀천이 없다지만 배우자가 그 정도 말하고 비교당했으면 진작 뭐라도 했어야 했다", "받아들여라. 나중에 나이 들어 알고 나면 아이는 더 충격받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아내가 남편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 "사실이어도 상대방 입장 기분을 생각하고 무례하지 않게 말해야 한다", "계속 같이 살면 남편 자존감만 깎이고 피곤할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