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올린 지 고작 3주 만에…" 30대 금메달리스트 덮친 '이 병'

입력 2026.11.03 05:20수정 2026.11.03 14:14
"결혼식 올린 지 고작 3주 만에…" 30대 금메달리스트 덮친 '이 병'
사진출처=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2024년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시아라 매기언이 대장암 4기 투병 끝에 34세로 세상을 떠났다. 오랜 연인과 결혼한 지 약 3주 만이다.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였던 매기언은 지난해 대장암 진단 당시 이미 간과 폐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고 밝힌 바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매기언의 가족은 이날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망 소식을 전했다.

가족은 "이날 새벽 6시 30분, 시아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암과의 싸움을 마쳤다"며 "사랑하는 딸이자 자매, 아내, 친구였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준 그녀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기언은 지난달 12일 오랜 연인 토머스 모런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같은 달 25일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 축하 행사를 열었다. 사망하기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중거리 육상선수였던 매기언은 202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유럽선수권 동메달과 2022년 은메달을 차지했고, 2022년 영연방경기대회에서도 1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800m와 1000m, 1500m 종목에서는 아일랜드 기록을 세웠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경기 직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2025년 암 진단…간과 폐까지 전이


매기언은 지난해 5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병 사실을 공개했으며, 이후 암이 4기까지 진행됐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는 지난 6월 아일랜드 공영방송 RTÉ와의 인터뷰에서 진단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매기언은 대장에 상당한 크기의 암이 발견됐으며, 간에도 암이 전이됐고 폐에서도 소량의 전이 병변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연인과 함께 차에 앉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매기언은 평소 건강한 운동선수였던 만큼 암 진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전문적인 운동 훈련을 받고 체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장암은 대장과 직장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대부분 50세 이후에 발생하지만 20~40대에서도 진단될 수 있다.

34세에 발견된 대장암, 어떤 증상 있었나


매기언은 암 진단 전 배변 습관에 변화가 있었지만 처음에는 심각한 질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해 다른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대장암의 주요 증상은 배변 습관 변화와 혈변, 지속적인 복통,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빈혈 등이다.

평소와 달리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거나 대변을 본 뒤에도 잔변감이 지속될 수 있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검붉은 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있다고 모두 대장암인 것은 아니다. 치질이나 염증성 장질환, 감염 등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CDC는 대장암이나 대장 용종이 있어도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배변 습관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거나 혈변이 발생한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대장암 4기, 간·폐로 전이된 상태


대장암은 암이 얼마나 깊이 침범했는지, 주변 림프절과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에 따라 1~4기로 구분한다.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대장암 4기는 암세포가 간이나 폐, 복막 등 대장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로 전이된 상태를 뜻한다.

특히 대장암은 간과 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매기언도 진단 당시 두 장기에서 전이 병변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장암 4기는 치료가 어려운 단계지만 모든 환자가 같은 경과를 겪는 것은 아니다. 암의 전이 범위와 환자의 건강 상태, 종양의 유전자 특성, 치료 반응 등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달라진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4기 대장암 치료에 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 일부 환자에게 적용하는 면역항암치료 등을 활용한다고 안내한다. 전이 병변이 제한적이고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경우에는 대장에 발생한 원발암과 전이 병변을 절제하기도 한다.

국립암센터 역시 간이나 폐에 전이된 대장암이라도 수술로 전이 부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면 일부 환자에게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매기언에게 실제로 어떤 치료가 시행됐는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어떠했는지는 공개된 정보만으로 모두 확인할 수 없다.

젊은 층 대장암, 검진 연령 전에도 발생


매기언처럼 30대에 대장암을 진단받는 사례는 정기적인 국가암검진 대상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도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한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에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혈액이 섞여 있는지 검사하는 방법이다. 검사 결과가 양성이면 대장내시경을 통해 출혈 원인을 확인한다.

미국암학회(ACS)는 2026년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서 평균적인 위험도를 가진 성인에게 45세부터 정기 검진을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유전성 대장암 증후군, 염증성 장질환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시작해야 할 수 있다.

미국외과학회는 젊은 성인의 대장암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혈변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젊은 연령에서 나타난 지속적인 직장 출혈을 단순한 치질로 판단해 방치하지 말고 의료기관에서 평가받도록 권고한다.


대장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국가암검진 대상 연령이 아니더라도 진료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대장 용종 가운데 일부 선종성 용종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러한 병변을 발견하고 제거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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