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뭐라고 했어? 내려와!" 인종차별 조롱에 관중석 향해 폭발한 박항서

입력 2026.11.02 10:29수정 2026.11.02 14:09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경기 중 상대팀 팬 '인종차별적' 조롱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내려와!" 인종차별 조롱에 관중석 향해 폭발한 박항서
태국 관중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듣고 극대노한 박항서 감독. /사진= X 캡처,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깐짜나부리 파워 FC를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태국 관중으로부터 "김치맨"이라는 인종차별적 조롱을 듣고 분노했다. 박 감독은 관중석을 향해 "내려오라"고 소리쳤고, 구단 관계자들이 말려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2일 뉴스1 등에 따르면 박 감독은 전날 태국 농프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타야 유나이티드와의 2026-27시즌 태국 리그2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상대 팬과 충돌했다.

베트남 매체 '딴니엔'은 "박 감독이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이동하던 중 홈팀 파타야 팬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관중석 1층까지 내려와 박 감독을 향해 반복적으로 야유와 모욕을 퍼부었다"며 "이 남성은 특히 한국 문화와 음식의 상징인 '김치'를 언급하며 박 감독을 조롱했다"고 전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상대팀 팬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박 감독을 향해 "김치맨. X킹 김치맨"이라고 거듭 외쳤다. 박 감독은 처음엔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지만 조롱이 계속되자 남성을 향해 "내려오라"고 손짓하며 소리쳤다. 구단 관계자 등이 박 감독을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에 욕설을 붙여 조롱하는 것은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로 꼽힌다.

깐짜나부리 구단은 경기 후 성명을 내고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든, 피부색이 무엇이든, 무엇을 먹든 모든 사람은 소중하며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며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적극 동참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감독이 태국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이끌던 지난 2019년 월드컵 예선 직후, 태국 대표팀의 사샤 토디치 골키퍼 코치는 박 감독 앞에서 손을 가슴 높이로 들어 특정 신체적 특징을 조롱하는 듯한 몸짓을 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이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제소했고, 태국축구협회는 토디치 코치를 징계위원회에 넘긴 뒤 경질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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