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건망증인 줄 알았던 87세 전원주, 진단명이..

입력 2026.10.30 11:28수정 2026.10.30 13:50
단순 건망증인 줄 알았던 87세 전원주, 진단명이..
배우 전원주. 사진=MBC 'PD수첩'


[파이낸셜뉴스] 원로 배우 전원주(87) 씨가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경도인지장애는 단순 건망증과 달리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만큼, 적극적인 조기 진단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만난 사람도 기억 안 나"… 전원주의 용기 있는 고백


전원주 씨는 31일 방송되는 MBN 음악 예능 '언포게터블 듀엣2'에 출연해 최근 겪고 있는 기억력 감퇴 증상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방송 녹화 중 55년 지기 절친한 동료인 김형자 씨와 최근 만났던 일화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전 씨는 "요즘 사람을 빨리빨리 못 알아본다. 얼마 전에 만났다는데 생각이 잘 안 난다"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지나온 나의 삶과 소중한 사람들을 잊게 될까 봐 덜컥 무섭고 겁도 났다"며 "하지만 오늘의 나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남기고, 지금 간직한 기억을 가슴 깊이 새겨두고 싶어 방송에 출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전원주 아직 안 죽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특유의 씩씩한 의지를 다졌다.

단순 노화 건망증 vs 경도인지장애… 무엇이 다른가


전 씨가 앓고 있는 '경도인지장애(MCI)'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등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하는 능력은 유지되는 상태를 뜻한다. 정상 노화에 따른 단순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단순 건망증의 경우 힌트나 단서를 주면 "아, 맞다" 하고 잊었던 사실을 곧바로 기억해 내며, 기억력 감퇴 자체에 대해 본인이 예민하게 자각하는 편이다.

반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특정 사실이나 사건 자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경우가 잦다. 힌트를 주어도 당시 상황을 떠올리지 못하거나, 며칠 전 나누었던 대화 내용 전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의학계가 경도인지장애를 주목하는 이유는 치매 진행 위험성 때문이다. 일반 노인의 경우 매년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1~2%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약 10~15%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으로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인지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 또한 치매 환자에 비해 훨씬 높다.

뇌 건강 지키는 '3원칙'… 운동·소통·지적 자극


전문가들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진단을 받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치매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전원주 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방송과 노래 활동을 이어가고, 매일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며 뇌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인지기능 저하를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 주 3~4회,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나 수영 등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뇌 혈류량이 늘고 신경세포 생성이 촉진된다.
여기에 독서나 글쓰기, 악기 연주처럼 끊임없이 두뇌를 자극하는 취미를 갖고, 혼자 고립되기보다 가족·친구와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사회적 교류 역시 뇌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아울러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뇌 속 노폐물이 원활히 배출될 수 있도록 매일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료진은 "나이가 들면서 사람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물건을 둔 위치를 깜빡하는 일이 잦아진다면 '단순한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나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조기에 인지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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