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배우자 중 한명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남은 가족에게 지급되는 유족연금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배우자 사망시 유족연금, 국민연금은 30%, 직역연금은 50% 수급
현행 제도에 따르면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받다가 한 명이 먼저 사망할 경우, 남은 배우자는 자신의 노령연금에 더해 사망한 배우자의 유족연금 중 30%만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같은 직역연금을 받는 부부도 마찬가지다. 한쪽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지급되는 유족연금은 50% 감액된다. 한 사람에게 공적연금 급여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른바 '중복급여 조정' 장치를 둔 것이다.
한명은 국민연금, 한명은 공무원연금이면 감액 없이 수령
반면 부부 중 한 명은 국민연금, 다른 한 명은 공무원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남은 배우자는 자신의 연금과 사망한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감액 없이 모두 받을 수 있다. 같은 공적연금에 가입한 부부에게 적용되는 중복급여 조정 규정이 서로 다른 연금제도에 가입한 부부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평생 보험료를 납부하며 맞벌이한 부부라도 어떤 연금제도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유족연금 수급액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3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연구원 유현경 전문연구원과 이예인 주임연구원은 최근 '연금포럼'에 게재한 '직역연금과 국민연금의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 해외사례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 제도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서로 다른 공적연금 제도를 운영하더라도 중복 수급에 따른 유족연금 지급액을 조정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세상을 떠난 배우자가 공적연금 가입자라면 남은 사람의 소득 수준을 꼼꼼하게 따진다. 기준선보다 많은 돈을 벌거나 연금을 받고 있다면 초과하는 금액의 40%를 유족연금에서 덜어내고 준다. 공무원 출신 배우자가 숨졌을 때도 남은 배우자의 연금과 합친 총금액이 일정 상한선을 넘어가면 넘친 만큼 유족연금을 깎아서 지급한다.
반면 프랑스는 예외적이다. 공무원 유족연금을 부부가 혼인 생활을 통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한 권리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 근로자의 유족연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감액하면서 공무원 유족연금에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 "유족연금 성격 규정 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연구진은 최근 군인연금법 개정을 통해 군인과 우체국 직원 간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 문제를 개선한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이에도 일관되고 형평성 있는 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족연금을 남은 가족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보장급여로 볼 것인지,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적 권리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연금제도 간 차별을 최소화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중복급여 조정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