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문 열리자마자 후다닥"...유모차와 휠체어만 남았네요

입력 2026.10.27 15:38수정 2026.10.27 16:12
"엘베 문 열리자마자 후다닥"...유모차와 휠체어만 남았네요
지하철 엘리베이터에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들이 남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스레드 갈무리, 연합뉴스TV

[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역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일반 승객들이 먼저 몰려 타는 바람에 정작 엘리베이터가 유일한 이동 통로인 휠체어와 유모차 이용자가 겉도는 사연이 알려졌다.

계단 이용 못하는 유모차·휠체어, 엘리베이터 타기도 쉽지 않아


26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따르면 최근 지하철 엘리베이터 앞에서 승차하지 못한 채 남겨진 유모차와 전동휠체어의 모습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와 2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 A씨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발 빠른 사람들만 후다닥 타고 사라졌다"며 "결국 문 앞에 남겨진 건 유모차와 휠체어뿐이었다. 우리는 계단도 이용할 수 없는데 씁쓸했다"고 적었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일반 승객들로 가득 차 곧바로 출발했고, A씨는 다음 엘리베이터에 휠체어 이용자를 먼저 태워 보낸 뒤 세 번째 엘리베이터가 와서야 간신히 탑승할 수 있었다.

A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휠체어나 유모차는 열차에서 내리는 것부터 이동까지 일반 보행자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먼저 줄을 서기조차 쉽지 않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편의' 수단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생존형 이동' 수단인 만큼 조금 더 성숙한 시민의식과 배려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다음 차, 다음 차 양보하다 영원히 제자리" 경험담 쏟아져


해당 사연이 확산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슷한 경험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여 '다음 차, 그다음 차' 양보하다 보면 영원히 제자리에 서 있는 신세가 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만삭 임신부는 "만원 엘리베이터에서 경고음이 울리자 뒤늦게 탄 승객들이 나보고 내리라고 눈치를 줬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가진 교통약자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역사 내 엘리베이터의 탑승 우선순위를 법적으로 강제하거나 위반 시 처벌하는 규정은 없어 실질적인 이용은 오로지 승객들의 자발적인 양보에 맡겨져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주요 도시처럼 엘리베이터 앞에 교통약자 전용 대기 구역을 시각적으로 명확히 표시하거나 유도 동선을 분리하는 등 물리적인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장애인 승객들이 찰나의 편리함을 위해 교통약자의 유일한 통로를 가로막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설 안내 표지판 확충은 물론 줄 서기 문화 개선 등 교통약자 우선 원칙이 공공 교통시설 전반에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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