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은퇴 후 정기적인 소득 공백(소득 크레바스)을 메우려는 고배당주와 월배당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분배금과 배당 수익에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최고세율 49.5%에 달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나 건강보험료 급등이라는 복병을 만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자산시장에서는 바뀐 배당 세제 혜택과 연금 계좌의 절세 기능을 결합한 정교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월 300만원' 생활비 시대…연 15~24% 커버드콜 ETF '제2의 연금' 부상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거주 부부의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337만원(전국 평균 297만원)에 달하지만, 국민연금 수급자 평균 수령액은 60만원대에 불과하다. 부부가 합산해도 월 120만~140만원 수준에 그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배당형 금융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 15~24%대 분배율을 내세운 월배당 커버드콜 ETF가 인기다. 주식 상승분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대신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프리미엄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단순 계산으로 1억원을 투자했을 때 연 1500만~2400만원, 매달 약 125만~200만원 수준의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어 시중은행 예금 금리(약 3.5%)를 크게 웃돈다.
'2000만원의 덫'…세금·건보료 폭탄 피하는 3대 전략
문제는 세금과 건강보험료다. 연간 이자와 배당을 합산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서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돼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 과세된다. 소득 구간에 따라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최고 49.5%의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은퇴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경우,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순간 소득 전체가 건강보험료 부과 점수에 고스란히 반영돼 건보료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말이 오기 전 소득 발생 시점을 전략적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기예금 이자는 수령 당일 전액 금융소득으로 집계되므로, 올해 배당소득이 이미 누적됐다면 예금을 만기 전 분할 해지하거나 가입 단계에서 '월이자 지급식'을 선택해 연간 소득을 기준선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규모 배당이 예상되는 고배당 주식 또한 배당락일 전에 일부를 매도해 배당 규모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부 합산이 아닌 개인별 소득을 기준으로 매겨진다는 점을 활용해 가족 간 증여로 명의를 나누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다. 배우자에게는 10년간 6억원, 성인 자녀에게는 50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므로 원금 자체를 가족 명의로 분산 예치해 1인당 금융소득을 낮출 수 있다.
아울러 일반 위탁계좌 대신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 계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반 계좌에서 해외 자산형 커버드콜 분배금을 받으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즉시 원천징수되지만, 연금계좌를 통하면 과세가 이연되며 은퇴 후 수령 시 3.3%에서 5.5%의 저율 연금소득세만 부담하면 된다. 연금계좌에서 수령하는 연금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중단기 운용 자금의 경우에도 순이익 기준 200만원~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되는 ISA 계좌에 담는 것이 세 부담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선배당 후투자'…달라진 제도 활용법
올해부터 본격 도입된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배당성향 40% 이상 등 밸류업 요건을 충족한 기업의 현금 배당은 일반 세율(15.4%) 대신 9.9%의 단일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역시 25% 세율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어 절세 효과가 크다.
아울러 배당금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 기준일을 정하는 '선배당 후투자' 방식이 확산하면서 결산 배당일이 2~4월 봄철로 분산되고 있다. 다만 배당 기준일 직전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단기 급등할 경우, 투자 원금이 커져 실제 세후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배당이나 커버드콜 상품에 전 재산을 몰아넣기보다 1~2년 치 생활비는 단기금융펀드(MMF)나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예비금으로 떼어두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며 "표면적인 분배율뿐만 아니라 세제 혜택과 절세 계좌 활용 여부를 입체적으로 계산하고 접근해야 실질적인 노후 자금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