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본바탕 좌파"... 윤계상 17년 전 발언 재조명

입력 2026.10.01 10:46수정 2026.10.01 15:00
"영화계 본바탕 좌파"... 윤계상 17년 전 발언 재조명
윤계상. 출처=넷플릭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공방이 확산하는 가운데, 배우 윤계상이 17년 전 인터뷰에서 언급한 "한국 영화계 본바탕이 좌파"라는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다시 소환되며 이념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과거 소신 발언했던 윤계상', '윤계상의 영화계 좌파 인터뷰' 등의 제목으로 과거 기사를 갈무리한 게시물이 잇따라 공유됐다. 최근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을 계기로 영화계를 향한 보수 진영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과거 발언이 맞물려 재조명받는 모양새다.

해당 발언은 지난 2009년 남성지 'GQ' 11월호 인터뷰에서 나왔다. 당시 영화 '집행자' 개봉을 앞두고 있던 윤계상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향한 편견을 털어놓으며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본바탕이 좌파다. 굉장히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발언의 맥락은 정치적 이념과는 거리가 멀었다. 질문자가 해당 단어의 뉘앙스를 묻자 윤계상은 "막혀 있다는 뜻이다. 내가 직접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며,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배우로서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폐쇄적인 영화계 풍토를 표현하려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발언이 정치적 파장을 낳자 윤계상은 2009년 11월 2일 팬카페에 '부끄러운 날'이라는 글을 올려 즉각 사과했다. 윤계상은 "좌파라는 단어의 큰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던 저의 완벽한 실수"라며 "정치적인 생각을 담은 것도, 영화계가 편견을 갖고 대했다는 뜻도 아니다. 저의 무지함에 너무 부끄럽고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17년 전 일단락된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는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정치권의 거센 대립이 자리 잡고 있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삼으면서, 문세광 단독 범행이라는 기존 정설 외에 공범 존재 가능성과 당시 권력기관의 개입 의혹 등 영화적 가설을 제기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등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정치권에서는 상영 중단 및 제작진의 국정감사 출석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격화하자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한 극영화일 뿐,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다"며 "기존 사실을 왜곡하거나 특정 결론을 확정 지으려는 의도는 없다"고 반박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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