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의 20세와 15세 자매가 명문대 교수 출신인 아버지와 여제자 간 10년에 걸친 불륜을 폭로하면서 중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사생활 문제를 넘어 논문 대필과 연구비 횡령 등 중대한 학술 비리 의혹까지 함께 제기되면서 관련 명문 대학들이 일제히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폭로의 대상은 우한대학교 화학·분자과학대학 교수를 지내고 현재 안후이대학교 부총장 겸 당 상무위원을 맡고 있는 푸레이(47)와 그의 제자 출신 교수 쩡멍치(35)다.
자매가 온라인에 공개한 86페이지 분량의 폭로문에 따르면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쩡씨가 박사과정에 있던 2016년 시작됐다. 당시 12세, 7세였던 두 딸은 2018년 두 사람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등장 캐릭터(코난과 하이바라 아이)를 나란히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맞춘 것을 보고 불륜을 처음 눈치챘다고 밝혔다.
폭로문에는 쩡씨가 가족 휴가 중에도 푸씨에게 수시로 연락하고, 자매의 어머니에게 도발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정황이 담겼다. 쩡씨는 2023년 다른 남성과 결혼한 이후에도 자동 삭제 메신저를 사용하며 내연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씨는 2년 전 결국 집을 나갔고, 남겨진 어머니는 홀로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며 두 딸을 양육하다 체중이 15kg이나 줄었다. 큰딸은 대학 세미나장까지 찾아가 연봉이 100만 위안(약 2억 원)에 달하는 아버지로부터 매달 5000위안(약 100만 원)의 양육비를 받아내는 합의서를 쓰게 했다고 털어놨다.
단순한 가정사를 넘어 학술계의 권력형 비리 의혹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자매는 쩡씨가 연구실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음에도 박사학위 논문과 주요 인재 지원 서류를 푸씨가 대필해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자들이 수행한 연구를 가로채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미국화학회지(JACS)' 등 유력 학술지에 실린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학생들의 연구비를 특정 계좌로 회수하거나 개인 식비·교통비를 연구비로 환급받았다는 정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 속에 쩡씨는 2018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2021년 정교수가 됐으며, 국가급 청년 인재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우한대는 "지난달 제보를 접수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푸씨가 재직 중인 안후이대 역시 별도의 진상 파악에 나섰다. 다만 두 사람은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 사생활 윤리 위반이나 논문 부정, 공금 횡령 등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두 사람 모두 교수직 파면이나 직위 해제 등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