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결혼 후 아내 몰래 본가에 생활비를 보내고, 수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남성이 이를 들키자 무릎을 꿇고 반성문을 쓰라는 장모의 요구에 모욕감을 견디지 못해 이혼을 결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신혼집 전세 빌려준 장모... '상사' 모시고 사는 기분이라는 남편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와 이혼을 결심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는 A씨는 "결혼하기 직전까지도 본가에 생활비를 보탰고, 생활비 때문에 대출도 받은 상태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아내에게 말하진 않았다"며 "일부러 숨기려고 했던 건 아니다. 제 연봉이 괜찮은 편이라 금방 갚을 줄 알았다"고 했다.
A씨와는 다르게 그의 아내 집안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장모님께 신혼집 전세보증금을 빌려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고, 그래서인지 장모님이 저희 집에 말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아내는 그걸 당연하게 여기더라"며 "저는 제 집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아내와 장모님 두 명의 직장 상사를 모시고 사는 기분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본가에 생활비 보내려 대출까지... 아내에 들통나 '모욕'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가 태어나자 생활은 빠듯해졌고, 본가에도 계속 생활비를 보내야 했던 A씨는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아내 몰래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를 추가로 대출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아내에게 말하지 못한 건 돈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크게 화를 냈기 때문"이라며 "한 번은 아내가 폭력적인 행동을 해서 제가 112에 신고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결국 대출 사실은 들통이 났다"며 "아내는 제 통장과 카드 내역을 샅샅이 뒤지더니 장모님까지 불러서 저를 죄인처럼 몰아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모님은 저에게 무릎 꿇고 반성문을 쓰라고 강요했고, 모욕감을 견디지 못해서 이혼을 요구했다"고 했다.
A씨는 "그런데 아내는 오히려 저를 유책 배우자라고 한다. 가족을 위해 대출을 받은 건데, 아내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책 배우자가 될 수 있는 거냐"며 "오히려 제가 폭언과 폭력을 일삼은 아내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재산 문제도 막막하다"며 "아내는 지금 사는 집 전세보증금도 장모님의 돈이고, 들어둔 보험도 장모님이 계약자라면서 저보고 빈손으로 나가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혼 생활 내내 부부가 함께 살며 유지해 온 전세금과 보험인데, 정말 재산분할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하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대출이 이혼사유 안돼... 장모의 과도한 간섭은 아내 책임"
해당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단순히 배우자에게 대출금 채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바로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출이 가정경제의 파탄에 이르게 하는 정도의 대출이 아니고, 대출 사용처가 개인적인 사용이나 도박 등 사용이 아닌 혼인생활에 필요한 사용이었다면 이혼사유는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장모님의 과도한 간섭을 방관하고, 폭력적인 위협과 반성문 강요로 모욕을 준 아내에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장모님의 경우 직접적인 폭행이나 지속적인 폭언 등 불법행위가 입증되지 않는 한 직접 위자료를 청구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내를 상대로는 위자료를 청구하실 수 있다"며 "재산분할의 경우, 차용증이나 이자 지급 내역이 없는 장모님의 전세보증금 지원은 실질적인 증여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사연자분도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하실 수 있지만 보험은 납입자가 누구든 보험 계약자가 아내로 되어 있어야만 해약환급금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며 "결혼 전 본가 지원을 위해 받은 개인 대출은 공동생활용 채무가 아니기 때문에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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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