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영화 '스캔들' 재해석…"이제 표현할 수 있는 나이 됐죠"

입력 2026.09.09 15:39수정 2026.09.09 15:39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
손예진, 영화 '스캔들' 재해석…"이제 표현할 수 있는 나이 됐죠"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23년 전 극장가를 달궜던 영화가 손예진·지창욱·나나 주연의 드라마로 재탄생해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난다.

9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지우 감독을 비롯해 손예진, 지창욱, 나나 등이 참석했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겨와 만들었다. 영화 '해피엔드'(1999), '은교'(2012), '4등'(2016)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정 감독은 "18세기 쓰여진 프랑스 원작 소설을 조선을 배경으로 바꾼 이야기"라며 "어린 시절 깊은 유대감이 있던 남녀가 미련이 남아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그 게임에 난데없이 말려든 새로운 얼굴까지 감당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손예진은 유교적인 조선의 금기에 맞서 유혹의 내기를 제안하는 조씨부인 역을 맡았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여인이라는 이유로 이름 없이 살아가던 중, 어린 시절 글친구이자 사촌동생인 ‘조원’에게 은밀한 내기를 제안하는 인물이다.

손예진은 "대본을 읽으면서 역할에 대한 매력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며 "이제는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오랜만에 사극을 한다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선택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씨부인의 정숙한 표정과 말하는 대사, 진짜 속마음이 다 달랐다. 그래서 아주 미묘하고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며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완성해야 하는 캐릭터라 어려웠다. 감독님과 대화를 하며 숙제처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손예진, 영화 '스캔들' 재해석…"이제 표현할 수 있는 나이 됐죠"
(출처=뉴시스/NEWSIS)
지창욱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한다. 명망 높은 가문의 자제이자 왕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글 솜씨를 지녔지만 쾌락을 쫓는 인물로 그려진다.

지창욱은 "고전 소설을 지금 재해석해서 시리즈로 만든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며 "원작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이나 관계들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조원에 대해선 "굉장히 복합적인 인물이라 저에겐 혼돈 그 자체였다"며 "촬영 중간 어려운 감정선을 만났을 땐 감독님을 쳐다보곤 했는데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고 말했다.

나나는 내기에 얽혀 삶의 변화를 겪게되는 희연을 연기한다. 혼례를 올리기도 전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된 희연은 정절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조차 허락받지 못한 인물이다.

나나는 "저에게 주어진 희연이란 역할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보여드리지 않은, 제 안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큰 부분을 가지고 있던 성격의 인물"이라고 했다.

또한 "희연은 소극적이고 내성적이고 부모에 기대어 세상을 무서워하며 살아온 저의 어린 시절 성격과 닮았다"며 "그 시절을 되새기며 솔직하고 투명하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배우 배용준·전도연·이미숙 주연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를 원작으로 한다. 당시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352만 관객을 동원하며 사랑을 받았다.

정 감독은 영화와 차별점에 대해 "프랑스 소설을 조선시대 후기로 옮겨온 발상은 존경스러운 아이디어였다"며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세 인물의 관계를 다시 썼다. 특히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는 원작에도 없는 이야기다. 시청하시면 많은 차이를 느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에피소드로 풀다 보니 각 인물의 서사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 있다.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는 더 욕심나는 매체"라며 "2003년 작품이기 때문에 모르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특히 젊은 분들 중에는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많아서 새롭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이점에 대해선 "내기를 시작하는 계기들의 디테일도 더 많아졌다. 내기를 하면서 조원과 조씨부인이 벌이는 심리전, 또 조씨부인이 희연을 바라보는 것들이 굉장히 묘해진다"며 "갈수록 궁금증이 생기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창욱은 "영화는 제가 인상깊게 본 작품이다. 어쩔 수 없이 이전에 했던 선배님들의 연기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제가 지금 연기하는 조원과는 달랐고, 따라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나만의 조원을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나는 "원작을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은 저희가 보여드리는 또 다른 신선함을 충분히 즐기시고 비교하면서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재미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파격적인 수위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스캔들'은 오는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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