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공공 야영장에 텐트만 쳐놓고 자리를 독점하던 이른바 '알박기 텐트'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굴착기까지 동원해 강제 철거에 나섰다.
1일 충북 충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단월동 야영장 일대에서 여러 차례의 철거 계고와 안내에도 자진 철거하지 않은 장기 방치 텐트 16동을 대상으로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현장에는 충주시 공무원과 철거업체 인력 10여 명, 굴착기 등 중장비가 투입됐다. 철거 당시 텐트 내부는 텅 비어 있었으며, 주변에는 방치된 스티로폼과 종이상자 등 각종 캠핑용품과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단월동 야영장은 주말마다 캠핑객들이 몰리는 인기 장소지만, 일부 이용객들이 화장실이나 수도시설과 가까운 이른바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빈 텐트를 장기간 설치해 두면서 일반 이용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해당 야영장이 강변에 위치해 있어 여름철 집중호우 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제 집행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충주시 관계자는 "강변 특성상 비가 내리면 수위가 순식간에 차오른다"며 "호우특보 발령 시 야영객들을 긴급 대피시켜야 하는데, 비어 있는 텐트의 안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느라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제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 "속이 다 후련하다"는 반응과 함께 "철거와 굴착기 비용까지 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금융 치료'를 해야 한다"는 등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공공장소 무단 점유 텐트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23년 경북 청도군의 한 유원지에서는 누군가 장기 방치된 텐트 수십 동을 칼 등 날카로운 도구로 난도질해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타인의 재물을 훼손한 명백한 불법 행위였음에도 당시 온라인에서는 '사적 제재'를 옹호하는 반응이 주를 이룰 만큼 얌체 캠핑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상당했다.
충주시는 이번 행정대집행 이후에도 '알박기 텐트'가 빠진 자리에 다른 텐트가 들어서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상시 순찰과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향후 적발되는 불법 방치 시설물에 대해서는 계도 없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즉각적인 강제 철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