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사건' 장미란씨 父 "아자수농장은 딸이 무섭다고..."

입력 2026.08.27 09:06수정 2026.08.27 09:59
'제주 실종 사건' 장미란씨 父 "아자수농장은 딸이 무섭다고..."
지난 2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모 초등학교 인근 야자수밭에서 실종된 장미란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실종 신고된 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씨(37)의 아버지가 "야자수농장은 딸이 무섭다고 가기 싫은 곳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장씨 아버지 "딸 평소 무서움 많이 타는데.. 이해 안간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버지 장씨는 "딸은 남자친구에게 '야자수농장은 무섭다'고 '가기 싫은 곳'이라고 해왔고 그쪽으로는 전혀 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딸은 평소 무서움을 많이 탔는데, 거기에 갔다는 게 이해도 안 간다"고 말했다.

앞서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장기 투숙하던 제주시 한림읍 소재의 숙소를 나선 뒤 실종됐다. 이후 장씨의 남자친구는 같은 달 15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나 사건을 접수한 A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허위 종결했다.

A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상의 관리목록에 장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허위 기록을 입력해 자료를 삭제하는 등 실종 신고가 들어온 2시간 30여분 만에 사건을 묵살했다.

장씨는 실종된 지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숙소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야자수농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농장은 약 3∼6m 높이 야자수가 빼곡히 들어서 있어 안으로 들어가면 낮에도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밤이면 주민들마저도 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주도민들은 이곳에 심어진 카나리아야자나무 특성상 뾰족하고 단단한 가시가 많아 목을 맬 줄을 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사망 경위 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허위종결 경장이 나쁜 짓... 수색 도와준 경찰엔 감사"


아버지 장씨는 "전날 제주서부경찰서 경찰이 찾아와 목의 뼈와 뼈 사이에 살짝 약한 뭐가 있는데 그게 당겨지면서 부러졌다고 얘기하더라"며 장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15일) 신고 접수 이후 실종 사건을 종결하는 바람에 수색하러 나온 경찰들도 도로 들어갔다는 거 아니냐"며 "그때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그때 바로 알았을 텐데,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참!, 시스템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 하나(A 경장) 가지고 경찰을 싸잡아서 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한 사람의 일탈적인 행동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며 "그동안 딸을 찾는 데 도움을 준 경찰 등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했다.

끝으로 "이번 일로 남은 가족들이 많이 피곤해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신경 써줘서 고맙지만, 이제 그만 (언론 등에)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부검 결과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 전인 5월 12일 밤부터 5월 13일 새벽 사이 장씨가 야자수농장 안으로 들어가 야자수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유족에게 전한 것과 달리, 실제 부검 결과에서는 특이 골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혀 밑에 있는 설골(목뿔뼈)이 목을 매달았을 경우 잘 부러지는데, 장씨 시신에서도 설골이 부러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씨 부검의는 설골이 부러진 것이 아니라 사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리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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