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영화 '나 홀로 집에 2' 카메오 출연 등 연예계 활동 이력 덕분에 지난해 미국 배우조합으로부터 1억 원이 넘는 연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 시간) 포춘, 야후파이낸스 등 미국 경제 매체들에 따르면, 미 정부윤리청(OGE)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자산 공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배우조합(SAG)으로부터 7만 7,808달러(약 1억 2,000만 원)의 연금을 받았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약 6484달러(약 1000만 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텔레비전·라디오 예술인 연맹(AFTRA)으로부터도 8724달러(약 1300만 원)의 연금을 별도로 수령했다. 두 조직은 2012년 'SAG-AFTRA'로 통합됐으나 연금 기금은 따로 관리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거액의 배우 연금을 받는 배경에는 약 30년 전 스크린 출연 이력이 있다. 그는 1992년 개봉한 인기 영화 '나 홀로 집에 2: 뉴욕을 헤매다'에 카메오로 깜짝 등장했다. 극 중 뉴욕 플라자 호텔 로비에서 길을 잃은 주인공 케빈(맥컬리 컬킨 분)에게 길을 알려주는 역할로, 출연 시간은 7초 남짓이었다.
당시 플라자 호텔의 소유주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촬영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카메오 출연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해에 그는 배우조합 연금 수급 자격을 취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영화 '쥬랜더',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시트콤 '못 말리는 유모', '엘런 드제너러스 쇼' 등 과거 출연작의 재상영 로열티(잔여 출연료)도 함께 신고했다. 다만 이들 작품의 작년 수입은 각각 200달러 미만이었다.
노조와는 배신감 속에 탈퇴… "연금은 연방법에 따라 지급"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이 배우조합의 회원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이 발생하자, 배우조합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 및 허위 정보 유포로 언론인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제명 절차를 밟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징계위 심의를 앞두고 "당신들은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 "더 이상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며 격앙된 서한을 보내고 자진 탈퇴했다.
조합을 떠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연금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연방 노동법과 조합 규정 때문이다. 법적으로 이미 수령 자격(크레딧)을 확보한 회원은 노조를 탈퇴하거나 제명되더라도 기존의 퇴직 혜택과 연금을 계속 보장받는다. 이에 따라 그는 2024년에도 약 10만 달러의 연금을 정상 수령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연간 총소득은 22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압도적인 자산 규모다. 이 중 상당 부분(약 14억 달러)은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벤처 사업 등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이해충돌에 관여한 바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