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국가 안보 명분으로 추진한 카자흐스탄 텅스텐 광산 개발 계약의 이면에 두 사람의 아들들이 깊숙이 개입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 뉴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러트닉 장관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전화로 참여해 미국 기업인 '카즈 리소스'가 광산 개발권을 따낼 수 있도록 계약을 성사했다.
텅스텐은 미사일 탄두와 전투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이다.
NYT에 따르면 이 계약이 공식적으로 체결되기 직전에 두 가문의 아들들이 비밀리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 '도미나리 증권'은 이 프로젝트 관련 기업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러트닉 장관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금융사 '캔터 피츠제럴드'는 이 거래에 참여한 파트너사를 위해 2억 10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주고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최대 16억 달러(약 2조 47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연방 금융 지원을 사전 승인했다.
결국 대통령과 상무장관이 국가안보를 내세워 미국 납세자의 돈으로 지원하는 사업 과정에서 그들의 아들들이 투자 수익과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NYT는 카자흐스탄의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또는 러트닉 가문과 금융 관계로 얽힌 최소 14개의 광물 관련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았거나 상무부의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에 투입됐거나 검토 중인 연방 자금 총액은 89억 달러(약 14조 원)를 넘어선다.
백악관과 상무부는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유일한 특별 이해관계는 미국 국민의 최대 이익뿐"이라며 "미국의 핵심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는 입장을 냈다.
전례 없는 이해충돌 의혹에 워싱턴 정가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미 하원 민주당은 "납세자의 돈이 대통령 측근들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되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